
HD현대중공업(329180) 노동조합이 임금·단체협약 타결 불발과 HD현대(267250)중공업·HD현대미포(010620) 합병에 반발하며 파업 수위를 높이고 있다. 2일부터 나흘간 연쇄 파업과 조선 계열 3사(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의 공동 쟁의가 예정된 가운데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작업 일정은 물론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에 차질까지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2일 조선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 동안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부분 파업을 벌였다. 지난달 26일 노조가 파업을 재개한 후 세 번째 파업이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부터 나흘 연속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3일에는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가 공동 파업에 나서고 4~5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7시간으로 확대해 파업 강도를 높일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임금 및 단체 협상 타결과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 합병 관련 고용 보장을 요구하기 위해 파업 카드를 꺼내들었다. 노조는 지난달 27일 양 사 합병 발표 이후 고용 보장 협약서를 요구했지만 사측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는 합병 후 구조조정 가능성을 제기하며 사 측에 합병 세부 자료를 제공하고 고용 보장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합병은 조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인위적인 인원 감축 계획은 없다”며 “인력 이동 등 필요 여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마스가 가동을 앞둔 현재 HD현대중공업 파업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HD현대는 한미 조선 협력을 이끄는 핵심 조선사로 현지 조선소 인수와 현대화, 건조 및 기술 협력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다만 노사 갈등이 심화할 경우 마스가 프로젝트 추진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나흘간의 파업에도 사측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총력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노동조합법 개정안(노란봉투법) 등의 통과를 계기로 조선뿐 아니라 반도체·자동차 등 산업 전방위에서 노조들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이날 삼성그룹 계열사 노조들은 전날 SK하이닉스의 임단협 타결 후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과 경영진에 초과이익성과급(OPI) 산정 기준 등 성과급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GM 역시 임단협을 두고 하루 8시간 파업을 지속하고 있다. 노조는 임단협 요구안 타결에 더해 한국GM이 현재 진행 중인 경영 효율화 작업의 전면 취소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