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번·405번 등 교량 아래 빈발
추위에 불 피우는 홈리스 늘어
강풍 겹쳐 대형 화재 위험 커져
"민원 제기해도 관할 회피 답만"
남가주 지역 밤 기온이 초겨울 날씨를 보이면서 홈리스 텐트촌 화재가 잦아지고 있다. 주민들은 불안을 호소했고 관계당국은 현장감독 강화에 나섰다.
KTLA5에 따르면 19일 오전 1시30분쯤 선밸리 셸던 스트리트와 만나는 170번 프리웨이 한 교량 아래 홈리스 텐트촌에서 불이 났다. 텐트촌 안에서 난 불은 쓰레기 더미와 건초 등으로 옮겨붙어 삽시간에 퍼졌다.
화재 당시가 찍힌 화면에는 교량 아래 홈리스 텐트촌 일대가 불로 뒤덮였고, 불길과 거대한 연기가 텐트촌 바로 위 170번 프리웨이 교량을 뒤덮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들은 긴급진화에 나섰다. 이날 불은 약 30분 뒤쯤 완전히 꺼졌다.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캘리포니아 교통국(Caltrans)도 화재 현장에 출동해 교량 안전점검에 나섰다. 오전 4시쯤 캘리포니아고속도로순찰대(CHP)는 화재로 인한 교량 피해는 없었다며 차량 통행을 재개했다.
소방당국은 최근 남가주 기온이 떨어지고 강풍이 자주 불어 대형 화재 위험성이 커졌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일부 홈리스 텐트촌은 추위를 피하려 불을 피우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지난 14일 밴나이스 15300 옥스나드 스트리트와 만나는 405번 프리웨이 출구 인근 홈리스 텐트촌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8시쯤 발생한 텐트촌 화재로 검은 연기와 불길이 치솟았고, 출동한 소방관들이 진화에 나섰다. 해당 화재도 인명피해는 없었다.
abc7뉴스는 불이 난 홈리스 텐트촌에 각종 쓰레기 더미가 쌓여 있는 모습을 전했다. 지역 주민 그레그 날반디안은 인터뷰에서 “몇 년 전에도 시의회 등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LAPD나 CHP 모두 관할이 아니라고만 한다. 매년 같은 문제가 반복될 뿐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11일 LA다운타운 10번 프리웨이 한 교량 아래에서 불이 나 8에이커가 전소된 바 있다. 화재가 발생한 프리웨이 교량 아래에는 최소 16명의 홈리스가 거주하기도 했다. 당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개빈 뉴섬 지사는 방화 가능성이 있다며 수사를 지시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