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화장품 인수합병(M&A) 15건 역대 최다 "K-뷰티 글로벌 확장 구조재편 가속화"

2025-05-29

[코스인코리아닷컴 이효진 기자] 국내 화장품 업계에 인수합병(M&A) 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인디 브랜드와 중견 브랜드를 중심으로 M&A가 역대 최다인 15건을 기록하며 K-뷰티의 글로벌 확장과 구조 재편이 가속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유통망과 기술력, 브랜드 파워를 확보하기 위한 M&A가 활발히 이어지며 화장품 업계의 지각변동이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15건이 넘는 M&A가 이뤄졌다. 이는 화장품 업계의 M&A가 활발했던 2018년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 신흥강자 '구다이글로벌', 화장품 업계 M&A 판도 '바꿨다'

지난해 국내 화장품 업계 M&A의 중심에는 천주혁 대표가 이끄는 구다이글로벌이 주도하고 있다. 구다이글로벌은 단일 기업으로는 이례적인 속도로 대규모 인수를 단행하며 업계의 ‘큰손’으로 급부상했다.

구다이글로벌은 2024년 한 해 동안 티르티르, 라카코스메틱스, 크레이버코퍼레이션 등 대규모 인수를 단행했다.

먼저 지난해 4월 일본 시장에서 인기를 끈 색조 브랜드 티르티르를 약 1,500억 원에 인수했으며 6월에는 색조 브랜드 ‘라카’를 운영하는 라카코스메틱을 425억 원에 사들였다. 9월에는 스킨1004 등 인기 브랜드를 보유한 크레이버코퍼레이션을 품에 안았다.

올해들어서도 구다이글로벌의 M&A 행보는 멈추지 않고 있다. 구다이글로벌은 최근 ‘독도토너’로 유명한 저자극 스킨케어 브랜드 라운드랩(ROUND LAB) 운영사 서린컴퍼니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서린컴퍼니까지 품에 안으면 올해 구다이글로벌의 연 매출은 1조 5,00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다이글로벌의 M&A 행보는 단순한 외형 확장을 넘어 국내 화장품 시장의 지형 자체를 흔들고 있다는 평가다. 유통망 확보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M&A로 이뤄낸 ‘인디 브랜드 연합’이 기존 대기업 중심의 시장 구도를 재편하기 시작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구다이글로벌이 인수한 브랜드들은 모두 해외 시장에서 강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구다이글로벌은 미국, 일본, 동남아시아,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브랜드를 전략적으로 인수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고 이들 브랜드의 제품력과 글로벌 유통망을 적극 활용하며 북미, 일본 등 해외 시장에서 시너지를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다이글로벌은 이미 국내외에서 시장성과 제품력을 검증받은 브랜드를 중심으로 인수해 단기간에 급성장을 이뤘다”며, “K-뷰티의 글로벌 확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국내외 대기업, 사모펀드 ‘K-뷰티 M&A’ 활기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국내외 대기업과 사모펀드도 화장품기업 M&A에 적극 가세하며 K-뷰티 브랜드 인수합병이 다시 타오르고 있다.

프랑스 로레알 그룹은 스위스 유통 그룹 미그로스(Migros) 자회사인 닥터지 운영사인 고운세상코스메틱을 인수했다. 금액은 비공개이나 이는 로레알이 국내 브랜드를 인수한 두 번째 사례로 앞서 2018년 스타일난다를 6,000억 원에 인수한 바 있다.

2024년 주요 화장품 업체 M&A 사례

사모펀드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모건스탠리PE는 지난해 2월 메디필과 더마메종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스킨이데아를 1,000억 원에 인수했다. KB증권 PE본부(KB PE)와 나우IB캐피탈(나우IB)은 화장품 OEM ODM 기업 이시스코스메틱을 900억 원에 사들였다. 케이엘앤파트너스는 마녀공장을 1,900억 원에 인수했다.

대기업의 움직임도 활발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색조 브랜드 어뮤즈를 713억 원에 인수했다. 하이트진로그룹 계열사 서영이앤티는 화장품 제조사 비앤비코리아를 1,300억 원에 인수하며 화장품 시장에 진입했다. 동국제약은 화장품 연구개발, 수출 전문 제조기업 리봄화장품을 306억 원에 사들이며 화장품 사업을 대폭 강화했다.

패션업계에서는 대명화학그룹 패션계열사 폰드그룹이 화장품 유통회사 모스트를 인수했으며 삼성메디코스는 씨에스홀딩스에 329억 원에 인수됐다.

마스크팩 브랜드 제이엠솔루션으로 유명한 화장품 제조업체 지피클럽은 색조화장품 전문기업 코디를 87억 원에 인수하며 화장품 사업 영역을 확장했으며 비츠로시스는 피에프디를 품에 안았다.

재생의료 전문기업 티앤알바이오팹은 코스메틱 OEM, 패키징 전문기업 블리스팩과 인수를 위한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하며 코스메틱과 바이오 기술의 융합 가능성을 제시했다.

화장품 시장에서는 이러한 인수합병(M&A)이 일시적 흐름이 아니라 K-뷰티의 ‘제2전성기’를 준비하는 본격적인 구조 전환으로 보고 있다.

삼일PwC 경영연구원은 “화장품 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 브랜드, 유통업체 인수를 통한 글로벌 유통망 확보가 필요하다”며, “동남아시아, 일본, 미국으로 K-뷰티의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시장별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활발한 인수합병이 이뤄지면서 2024년은 국내 화장품 업계 M&A 역사의 분기점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국내 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대기업, 패션, 제약 등 이종 산업군의 활발한 참여 속에서 M&A는 이제 단순한 성장 전략을 넘어 업계 재편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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