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25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과 카라바오컵에서 사용된 공식 경기구에 대해 미켈 아르테타(아스널) 감독과 펩 과르디올라(맨체스터 시티) 감독이 각각 비판했다. 아르테타 감독은 카라바오컵 경기 후 “공이 프리미어리그 경기구와 달리 날아가고 그립감도 다르다”고 불만을 표했으며, 과르디올라 감독은 FA컵 경기에서 “공이 통제하기 어렵다”며 품질을 직접 지적했다. 디애슬레틱은 9일 “영국 러프버러대학교 스포츠기술연구소가 과학적 분석을 통해 그 주장의 타당성을 일부 확인했다”며 “감독들의 불만은 과학적이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러프버러 연구진은 세 가지 공식 경기구(푸마 카라바오컵, 마이터 FA컵, 나이키 프리미어리그 공)를 대상으로 선수 실험과 로봇 테스트를 실시했다. 선수 실험 결과, 선수들은 각기 다른 공에서 회전량과 타격 감각에 차이를 느꼈으며 실제 비행 궤적에도 미세한 차이가 발생했다. 공마다 속도, 회전, 발사 각도에서 차이가 감지됐다. 마이터 공은 푸마·나이키보다 회전량이 더 많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다만 로봇 테스트에서는 세 공 모두 FIFA 기준 내에서 동일한 속도와 각도로 차는 데 있어 큰 차이가 없었으며, 물리적 특성은 균일한 것으로 분석됐다. 즉, 기계적으로는 큰 차이 없지만 인간은 심리적·신체적 감각 등에서 차이를 느낄 수 있다는 게 결론이다.

축구공은 기술으로 서로 다르게 제작된다. 공의 패널 수, 표면 구조, 접합 방식이 모두 상이하다. 나이키는 4패널, 마이터는 4패널, 푸마는 8패널 구조다. 이 차이가 비행 궤도, 공기저항, 스윗스팟 크기 등에 영향을 주게 마련이다. 전문가들은 “선수 개개인의 신체 조건과 감각 차이에 따라 공에 대한 체감이 달라질 수 있다”며 “감독들의 주장이 단순한 핑계가 아닌 실제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차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