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이 유독 피곤한 오늘이다. 지난밤 잠을 설친 이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건강한 생활에 수면만큼 중요한 시간은 없다. 질 낮은 수면이 치매 발병 위험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11월 신경학 저널(Neurology Journal)에 발표된 연구 결과는 치매 예방과 수면의 연관성을 더욱 구체적으로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지역 사회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성인 445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연구진은 이들 참가자를 질 좋은 수면을 하는 사람과 질 나쁜 수면을 취하는 사람으로 분류한 뒤, 치매의 전조 증상으로 간주하는 ‘운동 인지 위험 증후군(MCR)’을 평가했다.
결과에 따르면, 극심한 주간 졸림을 겪은 사람의 35%가 MCR을 보유했지만, 주간 졸림이 없는 참가자 중 MCR을 가진 사람은 6.7%에 불과했다.
운동 인지 위험 증후군(MCR)이란?
운동 인지 위험 증후군은 느린 걸음걸이와 기억력, 사고력 저하와 같은 인지 장애를 특징으로 하며, 치매 발병 가능성을 나타내는 신호로 여긴다.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에 있는 프로비던스 세인트존스 헬스케어의 베르나 포터 박사는 “하루가 끝나고 피곤함을 느끼는 것은 정상적인 노화 과정”이라면서도, 이번 연구가 초점을 맞춘 것은 식사 중이나 사회적 활동 중에 발생하는 과도한 졸음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 피로를 넘어, 일상 업무에 대한 의욕 상실을 포함한 심각한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수면 습관이 단순한 건강 유지 차원을 넘어, 노년기에 치매 예방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수면의 질 개선이 건강한 노화를 위한 핵심 요소임을 강조하고 있다.
수면과 치매 위험 간의 연관성은 이번 연구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 10월 발표된 연구에서는 수면 무호흡증이 치매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수면 의학 전문가 크리스토퍼 윈터 박사는 “수면 부족이나 수면 장애는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며 “수면 중 뇌에서 노폐물을 제거하는 글림프 시스템이 활성화된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수면 부족은 뇌의 회복 기능을 저하시켜 치매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치매 예방을 위한 수면 개선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낮에 활발한 신체 활동을 하고 규칙적인 시간에 잠들고 일어나는 것이 좋다. 하루 30분 이상 자연광을 쐬고 카페인과 니코틴 섭취를 제한한다. 오후 중반 이후 낮잠은 피하고 취침 전 과식 및 음주는 자제한다. 잠자리에서 전자기기 사용도 최대한 피한다. 이런 방법에도 효과가 없다면 의사나 수면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을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