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속 공기 통로가 좁아져 생긴 코막힘 상태를 보다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검사법이 개발됐다. 연구진은 심한 코막힘이 반복돼 수술을 고려할 때 새로운 검사법을 활용하면 판단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이건희 교수 연구팀은 ‘콧속 비밸브 협착’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한 새로운 평가 기준을 발표했다고 4일 밝혔다. 콧속 비밸브는 콧속에서 공기가 흐르는 좁은 통로를 말하는데, 이 공간이 좁아지는 협착 증상은 코막힘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연구진은 이 연구에서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음향비강통기도 검사, 변형코틀 검사 등 3종의 검사를 종합하는 방법으로 협착 여부를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 지표를 제시했다.
콧속 비밸브의 공기 통로가 좁아지는 협착은 보통 양 콧구멍 사이에서 비강을 좌우로 나누는 비중격이 휘어지거나 여기에 연결되는 측벽이 약해지는 등의 이유로 발생한다. 콧속 비밸브 협착이 지속되면 단순한 코막힘뿐 아니라 콧속의 염증과 만성 부비동염, 천식을 비롯해 수면 중 숨이 막히는 수면무호흡증까지 다양한 호흡 관련 질환이 악화될 위험이 커진다. 기존에는 협착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CT 검사로 공기 통로의 각도를 측정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했으나 이 방법은 환자의 해부학적 차이나 점막 상태에 따라 오차가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진은 기존 검사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콧속 비밸브 협착 수술을 받은 18세 이상 환자 93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공기 통로의 정확한 단면적을 측정하는 데엔 기존 CT 검사 외에 변형코틀 검사와 음향 비강통기도 검사를 도입했다. 변형코틀 검사는 의료진이 면봉을 사용해 콧속 비밸브 부위를 지지한 상태에서 환자가 숨을 들이마시도록 한 뒤 코막힘이 완화되는지 확인하는 검사다. 이 검사를 통해 코막힘이 개선됐다고 느끼는 경우 협착이 있음을 의미한다. 음향 비강통기도 검사는 기기를 사용해 콧속으로 음파를 보낸 뒤 반사되는 음향 신호를 통해 비강의 단면적과 구조적 변화를 확인하는 검사다.
협착 환자 그룹과 비협착 그룹을 대상으로 새로운 검사법을 통해 나온 수치를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협착 유무에 따라 콧속 공기 통로 면적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검사법이 확인됐다. 협착 환자는 CT검사는 축상면에서 측정한 콧속 비밸브 면적이, 음향비강통기도 검사는 최소 단면적이 작아진 것으로 나타나 이들 검사 결과를 종합해 협착 정도를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표준화된 평가 지표를 활용해 진료의 정확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수술이 필요한 정도인지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건희 교수는 “변형코틀 검사와 음향비강 측정기를 통해 콧속 비밸브 협착을 보다 정확히 진단함으로써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 계획을 수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