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년일보 】 오리온의 물품 운반을 담당하고 있는 운송 위탁업체와 재계약이 불발 된 일부 화물 운송 노동자들이 부당해고라며 반발, 운송 위탁업체와의 재계약 적정성을 두고 야기된 논란이 원청사인 오리온까지 번지고 있다.
이들 노동자들은 운송 위탁업체가 교체되는 과정에서 오리온에 업무 개선을 요구했던 직원들이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 운송 위탁업무를 맡은 업체측은 근태 불량 등 재계약상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 일부 인원을 배제하고 90% 이상 재계약을 체결하는 등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6일 오리온 등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화물연대 충북지역본부 청주지부 오리온지회는 오리온 청주공장 앞에서 집회 시위를 진행 중이다.
이들은 그 동안 오리온의 물품 운송을 담당해왔던 화물운전자들로, 오리온측으로부터 물품 운송을 위탁 받은 현대글로비스와 계약을 맺고 물품 운송업무를 담당해왔다. 그러나 올해 초 오리온측이 물품 운송위탁업체를 한국로지스풀(이하 KLP)로 변경 한 후 잡음이 야기됐다.
KLP측은 올해 초 오리온으로부터 물품 운송계약을 위탁 받은 후 기존 화물운송 노동자들과 재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전체 인원 중 7명에 대해 고용승계 불가 방침을 전했다. 근태 불량 등 재계약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 화지회와 이들 노동자들은 부당해고라며 반발했다
화물연대 한 관계자는 "올해 1월 1일자로 오리온에서 기존 운영사와 운송사를 각각 구일지엘에스(91GLS), KLP로 각각 변경했는데, 당일 일부 노동자들이 문자 1통으로 고용 승계 불가 통보를 받았다"며 "특히 재계약이 불발된 이들 중 일부는 지난해 운송료 인상 등 오리온측을 상대로 요구한 바 있어 이에 오리온측이 KLP를 통해 해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리온은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5천억원을 돌파하하며 최대 흑자를 냈다"면서 "물량이 하락해 감차가 된 것도 아닌데 지난 45간년 물품 운송에 근무해온 이들 노동자들은 뚜렷한 이유도 없이 재계약 불가 통보를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노동자들은 재계약 불가 통보에 원청사인 오리온과 운송위탁업체인 KLP측에 부당한 처우라는 입장을 전달했으나, 오리온측은 위탁업체에 책임을 전가하고 위탁업체들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화물연대 한 관계자는 "(재계약 불가 통보에 대해) 오리온과 KLP 측에도 입장을 전달했으나, 오리온은 물류운송 담당업체인 KLP와 소통하라는 입장일 뿐"이라며 "이에 91GLS와 KLP에는 공문도 발송하고 전화도 했지만 묵묵무답인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화물연대는 일방적인 재계약 불가 통보에 대해 반발, 서울 용산구 소재 오리온 본사 앞에서 한달여간 천막 농성을 진행해오다 집회 거점을 변경해 현재는 오리온 청주공장 앞에서 현장 투쟁을 벌이고 있다.
화물연대 한 관계자는 "현재 오리온 청주 공장 앞에서 천막을 치고 투쟁을 진행 중"이라며 "내주부터는 다또 다른 방법을 통한 투쟁을 고민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부당 해고 처리된 이후 50여일째 복직 투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이들 노동자들의 복직이 이뤄질 때까지 투쟁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물품운송 위탁업체인 KLP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KLP의 한 관계자는 "올해 물품운송 계약을 새롭게 수주했으나, 그동안 오리온의 물품운송을 담당해오던 화물기사분들이 계속해서 업무를 맡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해 재계약을 진행했다"면서 "다만 계약 과정에서 전체 인원의 90%가량과 재계약을 체결했으나, 근태나 업무 진행에 있어 문제가 있었던 일부 인원은 제외했을 뿐"이라고 피력했다.
화물연대의 오리온측의 지시로 인한 부당해고라는 의혹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KPL의 한 관계자는 "오리온과 위탁계약은 올해부터 진행한 것이기에 그 이전의 진행 상황을 알수 없다"면서 "(향후 대응과 관련해서도)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일축했다.
현장 운송노동자들과 위탁업체간 재계약을 둘러싼 갈등으로 인한 볼똥이 튄 오리온측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오리온의 한 관계자는 "물품 운송에 대한 용역계약을 KLP측과 체결한 것일 뿐"이라며 "개별 지입차주간 계약 및 처우 등은 운송 용역계약을 체결한 물류회사과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