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병을 앞두고 기지개를 켜고 있다. 현재로선 티빙에 흡수될 가능성이 높지만, 웨이브의 콘텐츠 부활은 합병법인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예정이라 업계의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티빙과 웨이브의 기업결합을 조건 없이 승인했다. 이로써 양사의 통합 움직임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이미 지난달 16일 하나의 구독으로 양사의 콘텐츠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더블 이용권’을 내놨다. 시청자들은 ‘더블 이용권’을 통해 티빙의 tvN, JTBC 등의 콘텐츠와 웨이브가 가진 KBS, MBC의 콘텐츠를 모두 볼 수 있게 됐다.
이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결과에서도 드러났다. 아이지에이웍스가 집계한 모바일인덱스에서 지난달 OTT MAU 1위는 1449만 9237명인 넷플릭스가 차지했다. 뒤이어 티빙이 전월 대비 12만 4368명이 증가한 728만 3168명을 기록했다. 웨이브 역시 전월 대비 17만 6017명 늘어난 430만 1300명을 기록했다. 두 플랫폼의 MAU를 합산하면 1158만 명대로 넷플릭스와는 약 290만 명대 안으로 좁혀진다.

단순한 MAU 합계로 비교하면 넷플릭스에 필적할 만한 OTT 플랫폼이 탄생하는 셈이다. 하지만 이에 걸맞은 오리지널 콘텐츠가 탄생하지 못하면 둘의 합병 시너지 효과는 그만큼 충분하지 못한 셈이 된다.
웨이브는 합병을 앞두고 오리지널 콘텐츠의 공개를 늘리기 시작했다. 지난 5월30일 공개된 이정하, 김도완 주연의 ‘ONE:하이스쿨 히어로즈’를 시작으로 오는 11일부터는 이수혁, 이다희, 아린 등이 출연하는 ‘S라인’을 공개한다.
인기 웹툰 원작으로 모범생이었다가 폭력에 물드는 주인공을 다룬 ‘ONE:하이스쿨 히어로즈’에 이어 ‘S라인’은 어느 순간 능력을 각성해 성적관계를 맺은 이들을 잇는 붉은 선, 이른바 S라인이 보이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웨이브는 이 외에도 이주영, 구준회, 지승현 등이 출연하는 오리지널 드라마 ‘단죄’와 서지혜, 고수, 김재경 등이 출연하는 ‘리버스’ 등도 준비하고 있다. ‘단죄’는 딥페이크와 보이스피싱 등 첨단 범죄의 양상을 볼 수 있는 복수극이고, ‘리버스’는 의문의 폭발사고 진실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멜로 복수극을 표방했다.
2019년 출범한 웨이브는 2020년 문소리, 이동휘, 이연희 등이 주연을 맡은 ‘SF8’로 오리지널 드라마의 시작을 알렸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OTT 산업이 급발전하면서 2021년 ‘유 레이즈 미 업;과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2022년 ’위기의 X‘와 훗날 넷플릭스로 옮겨가는 인기작 ’약한영웅 Class 1‘이 공개됐다.
이렇게 꾸준히 업계 지분을 유지했던 웨이브지만 2023년 이나영 주연의 ‘박하경 여행기’, 유승호 주연의 ‘거래’를 끝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볼 수 없었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KBS2와 함께 방송한 ‘페이스 미’가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콘텐츠였다. 코로나19 이후 급격하게 재편된 OTT 업계의 판도와 더불어 웨이브의 근간이었던 지상파들의 급속한 위축은 결국 티빙과의 합병 가능성까지 이어졌다.

통합법인의 출범 날짜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티빙도 웨이브도 각각의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해야 통합이 되고 난 후에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쪽의 콘텐츠가 지나치게 빈약한 상태라면 단순히 조직만 거대해지는 수순에 그친다. 이를 유지하기 위한 비용과 노력만이 더 들어갈 뿐이다.
티빙과 웨이브 통합의 성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웨이브의 부활이 절실하다. 계속 이어지고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의 공개와 그 성공 여부가 그 열쇠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