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9100원~5만3600원 횡보
'엔비디아' 샤라웃 여전
HBM3E+HBM4 통과시 6만전자 가능

[디지털포스트(PC사랑)=김호정 기자 ] 올해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의 견고한 성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분위기 반전에 나서면서 상반기 HBM3E에서 구체적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주총을 앞두고 체면치레로 여겼던 '6만전자' 달성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
조 단위 자사주 소각에 나서면서 지난달 중순 5만9100원까지 오르며 회복세를 보였던 주가는 관세를 앞세운 트럼프 벽에 막히면서 6만원 선을 회복하지 못했다.
삼성 내부에서는 19일로 예정된 주총을 앞두고 기대가 컸지만 이내 체념하는 모습이다. 반도체 랠리에도 좀체 힘을 쓰지 못하면서 11일 기준 5만3600원으로 외려 역주행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일 희망은 수년째 외쳐온 '엔비디아 샤라웃'이다. HBM3E가 엔비디아 퀄테스트 통과가 임박했다는 전망은 아직 유효하다.
지난해 3분기부터 AMD, 브로드컴 등에는 HBM3E 8단·12단 제품을 양산해 제공하고 있다..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은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의 엔비디아 본사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전 부회장은 젠슨황 CEO에게 설계를 개선한 HBM용 1b D램 샘플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내로 HBM3E 8단 개선 제품을 공급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지난 1월 31일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는 HBM3E 재설계, HBM4 개발을 함께 추진 중이라고 내용이 공유됐다. 다만 당시에는 엔비디아 납품과 관련해선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HBM3E 8단 개선 제품 양산을 1분기부터 돌입해 2분기부터 공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주요 고객사 수요가 제품 개선 쪽으로 옮겨가면서 HBM 수요는 일시적으로 공백이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고객 수요가 올 2분기 이후 HBM3E 8단에서 12단으로 빠르게 전환할 것"이라며 "고객 수요에 맞춰 HBM 공급량을 전년 대비 2배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16단 제품의 경우 샘플을 제작해 주요 고객사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전문가인 이주완 인더스트리 애널리스트는 지난 8일 KBS1 라디오에 출연해 "삼성전자는 5세대인 HBM3E를 양산해 AMD, 브로드컴, 퀄컴에 이미 판매하고 있다"며 "상징적으로 엔비디아의 퀄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 기술력을 인정해 주지 않은 것이 시장의 인식이다보니 주가나 시장 반응이 엇갈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반기 삼성전자가 HBM3E가 엔비디아 퀄테스트를 통과할 시점에 HBM4(6세대)가 함께 테스트를 통과하면서 주가 또한 6만원 대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 브로드컴의 AI 사업 확대도 삼성전자의 주가 회복에 긍정적 신호로 작동하고 있다. AI 가속기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HBM의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기존 HBM의 수요처는 주로 엔비디아나 AMD 등 고성능 GPU를 개발하는 팹리스였으나 구글과 메타 등이 전력 효율성, 비용 등을 고려해 자체 AI용 주문형반도체 탑재량을 늘리고 있다.
구글은 브로드컴의 핵심 고객사로 자체 개발한 자체 개발한 6세대 TPU(텐서처리장치) '트릴리움(Trillium)'에 HBM3E 8단을 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구글의 TPU에 HBM을 공급하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 중으로 최근 긍정적 결과를 얻은 것으로 파악됐다.
KB증권은 "삼성전자는 올해 상저하고(上低下高) 이익 패턴이 예상된다"며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부문은 2분기부터 고객사의 재고 감소와 반도체 업체들의 공급 축소 효과가 반영되며 하반기 갈수로 메모리 수급이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상반기 엔비디아의 퀄 테스트 통과에 따른 2분기 HBM 공급 확대, 라인 효율화로 파운드리에서의 적자가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은 주가 상승의 리스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해외에 뺏겼다고 말하며 반도체법 폐지를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는 대만이 거의 독점적으로 만들고 한국도 조금 있다. 우리는 반도체 산업을 보호할 수도 있었다"며 미국이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도체법에 대해선 "엄청난 돈 낭비"라고 비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370억 달러 이상을 들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기로 하고 47억4500만 달러(약 6조8800억원) 지원을 약속받았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견제 수위를 높이면서 국내 기업의 중국 투자 제한에 대한 압박이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중국 시안과 우시에서 낸드플래시와 D램을 생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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