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Food] 반려동물 영양제, 전용 우유 등 제품 다양화…가족처럼 대하는 ‘펫휴머니제이션’ 문화 확산

2024-10-24

지난해 국내 펫푸드 시장 규모 1조1800억원으로 꾸준히 성장

작년 반려동물 양육인구 28.2% 역대 최고

간식 하나 고를 때도 재료 등 꼼꼼히 확인

식품회사들 미래 먹거리로 펫푸드 육성

반려인과 소통 위해 활발한 마케팅 전개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고, 사람처럼 대하는 펫휴머니제이션(Pethumanization)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KB금융그룹이 발행한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인 81.6%는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 아침 강아지를 유치원에 보내고 성분 하나하나 꼼꼼히 따져가며 먹거리와 영양제를 구매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이제 익숙하다.

프리랜서 김태영(42)씨는 지난해 강아지를 입양한 후 삶이 바뀌었다. 예전엔 쉬는 날엔 TV를 보거나 맛집을 찾아다녔지만, 강아지를 입양한 후엔 하루에 1~2번 강아지와 산책을 하고 시간이 날 때는 채소를 삶아 강아지용 간식을 만든다. 슬개골 수술 후엔 관련 영양제도 챙겨 먹이고 지인을 만나거나 여행을 갈 때면 반려견 동반이 가능한지부터 살핀다. 한국인의 각별한 반려동물 사랑은 해외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는 한국의 반려견 문화를 다루는 기사에서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고 인구 대부분이 혼자 사는 한국에서 반려견은 사랑받는 가족 구성원이 됐다”고 소개했다.

전년 대비 판매량 31% 증가한 펫 영양제

농림축산식품부가 실시한 ‘2023 동물복지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반려동물 양육인구 비율은 28.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늘어나는 반려인구만큼 펫 시장도 성장 중인데, 특히 펫푸드 시장의 성장 속도는 눈길을 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펫푸드 시장 규모는 약 1조1800억원으로 꾸준히 성장 중이다. 사료부터 영양제, 간식까지 제품이 다양해지는 펫푸드 시장의 주요 키워드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식품 원료를 사용해 만드는 ‘휴먼그레이드’다. 사료는 기본이고, 영양제나 간식을 하나 고를 때도 재료와 영양성분 등을 꼼꼼히 확인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들에게 펫푸드는 단순히 반려동물의 끼니를 위한 식사가 넘어 영양 관리에 목적이 있다.

실제로 컬리가 펫푸드 카테고리별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인 것은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영양제다. 이어 화식 및 자연간식(+25%), 국내 대형 브랜드사(+19%), 수제간식(+10%), 노령견(+6%)순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펫푸드에 대한 인식이 단순히 ‘가축사료’가 아닌, 식품의 영역으로 넘어가고 있음을 뜻한다. 컬리 상품마케팅 천경원 생활그룹장은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인지하는 ‘펫휴머니제이션’ 트렌드와 노령견의 증가로 펫푸드를 구매하는 기준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품마다 성분과 함량 투명하게 표시

커지는 시장을 예측한 식품회사들은 일찌감치 미래 먹거리로 펫푸드를 육성해왔다. 사람의 먹거리에 집중해온 회사들이 반려동물로 영역을 넓힌 것이다. 컬리의 판매량에서 확인할 수 있듯 영양제 시장은 눈에 띄게 성장 중이다. 단, 예전처럼 ‘어디’에 좋은지만 보는 게 아니라, 성분까지 꼼꼼히 따지는 사람이 늘었다. 기업들은 재빨리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농심은 지난 7월 반려견 영양제 ‘반려다움’을 론칭하며 제품마다 성분과 함량을 투명하게 표시했다. 식약처의 인정을 받은 기능성 원료를 사용하고, 제품마다 전성분을 공개함으로써 소비자의 신뢰를 끌어냈다. 여기에 식품회사로 오랜 시간 축적해 온 기술력을 더해 반려동물 기호에 맞아 풍미를 담았다. 농심 반려동물 건기식 추진팀 리더 정동석 선임은 “반려다움은 고품질 기능성 원료를 사용하고, 전성분을 투명하게 공개해 반려동물을 둔 소비자들이 믿고 선택할 수 있는 브랜드”라고 소개했다. 론칭 이후 반려인과의 소통을 위해 500여명의 제품 체험단 ‘멍플루언서’를 운영하며 활발하게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펫쿠르트 등 건강 내세우며 제품 차별화

기존 자사 브랜드를 대표하는 상품이나 성분을 펫푸드에 적용해, 브랜드를 확장하는 사례도 있다. 유통전문기업 hy는 2020년 펫 전문 브랜드 ‘잇츠온 펫츠 펫쿠르트(이하 펫쿠르트)’를 내놓고 반려동물 시장에 진출했다. hy는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가구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유산균을 더한 프리미엄 영양 간식과 영양제를 선보이는 등 건강을 내세우며 차별화를 꾀했다.

50년간 쌓아온 hy의 프로바이오틱스 기술력으로 제품의 완성도를 높인 것. 특히 지난 5월 영양 보충용 반려견 전용 우유 ‘펫쿠르트 건강하개 프로젝트 왈’을 선보였는데, 이는 연 매출만 3000억원에 이르는 메가 히트 제품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을 패러디한 것으로 SNS에서 화제가 됐다. 권수진 hy 플랫폼CM 담당은 “hy는 프로바이오틱스 기술력을 바탕으로 반려인들의 니즈에 부합하기 위해 펫 푸드·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의 기대수명이 늘면서 노령견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노령견은 각종 질환에 노출되기 쉬운 만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를 겨냥한 제품 대상펫라이프는 반려동물용 기능성 식품 시장 가능성에 주목해 7세 이상의 노령 반려동물을 위한 브랜드 ‘닥터뉴토’를 지난해 론칭했다. 대상펫라이프 관계자는 “반려동물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노령견 및 노령묘의 수도 함께 늘면서 관련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 제품은 반려견 유동식 ‘뉴트리케어’로, 노령견이나 수술 후 케어가 필요한 회복견 등에 적합하다. 미국사료관리협회(AAFCO)가 제시하는 권장 영양 기준을 충족한 레시피 설계뿐 아니라 묽은 제형이라 목 넘김이 부드러워 소화 부담을 줄여준다. 또, 향이 짙고 풍부해 기호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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