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 골프 사업 계열사 '카카오VX'가 최근 사무실을 이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용 효율화를 꾀하며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VX는 지난 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 231 H스퀘어에 위치하던 사무실을 판교 삼평동 유비쿼스빌딩 4층으로 옮겼다.
새 사무실의 위치는 판교역과 더 먼 곳에 자리했다. 연면적은 1만6536㎡으로 기존 사무실(6만8472㎡)보다 공간이 약 70% 이상 줄어들었다. 임대료도 기존 공간보다 훨씬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VX 관계자는 "기존 건물의 노후화로 인한 이동"이라며 "오래전부터 이사 논의가 나왔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VX가 비용 효율화를 위해 이런 결정을 내린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VX의 매출은 116억원, 영업손실은 1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 감소, 적자로 전환한 상황이다.
유동부채(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채무)와 비유동부채 등 모두 합친 부채 총계도 1275억원이다. 지난 2년 동안은 저성과자를 대상 등의 권고 사직 통보가 이뤄지기도 했다.
회사 매각을 염두에 둔 변화라는 시각도 있다. 모기업인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VX 매각을 추진 중이다.
앞서 지난해 9월 벤처캐피털(VC)인 뮤렉스파트너스는 기업가치를 2100억원으로 보고 카카오VX의 경영권 인수 추진에 나섰다.
지난해 말부터 카카오게임즈 측은 카카오VX 및 그 종속기업을 매각예정자산과 부채로 분류하고 매각 계획을 최종 수립했다. 해당 분류 조건은 자산이 현재의 상태로 즉시 매각이 가능해야 하며, 매각될 가능성이 매우 높을 때만 충족된 것으로 간주한다.
당시 카카오게임즈는 "비핵심사업 정리 기조에 따라 골프사업부문을 중단영업으로 분류했다"면서 "매각 계획의 완료를 위해서는 비(非)지배주주 동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뮤렉스파트너스가 자금 조달 문제와 골프 사업의 피크아웃 우려 등으로 인해 적정 원매자를 찾지 못하자, 지난 5월 매각이 잠정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VX의 주요 주주인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 큐캐피탈 등의 회수도 미뤄지게 됐다.
카카오VX의 모회사인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매각이 중단되지는 않았으며 현재도 매각은 추진 중인 상황"이라고 짧게 설명했다. 카카오VX 관계자도 "(매각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부분을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영난이 이어지자 비용 절감을 위해 사무실을 옮기는 방안을 택한 듯 하다"며 "사무실 이전을 통해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업 전략을 구상하려는 계획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