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서 과학 분야 노벨상이 탄생한다면 연세대에서 가장 먼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어쩌면 5년내에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윤동섭 연세대 총장은 28일 연세대 신촌 캠퍼스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숫자 자체에 큰 의미를 두기보다는 그 수준의 연구 경쟁력을 갖추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윤 총장은 지난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현실이 됐듯, 과학 분야에서도 예상을 뛰어넘는 시점에 성과가 나올 수 있다고 기대중이다. 현장에서 외과 의사로 일하며 의료 문제에 대해 다방면으로 고민해 온 것에 대한 영향인지, 윤 총장은 과학분야에서도 연구·교육 체계의 실질적 변화를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있었다.
윤 총장의 자신감은 최근 연세대에서 두드러진 기초과학·이공계 성과에서 비롯된다. 연세대 대기과학과의 김준 교수는 최근 독일 ‘훔볼트 연구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훔볼트 연구상은 1972년 제정됐으며, 이 상을 받은 연구자 중 지금까지 63명이 노벨상을 받는 등 상당한 권위를 자랑한다. 또 천문우주학과 이영욱 교수 연구팀은 2011년 노벨물리학상의 근거가 된 ‘우주의 가속팽창’ 이론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취지의 이론을 지난달 ‘영국 왕립천문학회지(MNRAS)’에 게재해 화제가 됐다.
윤 총장은 “이런 업적들은 우리 대학이 세계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중요한 신호”라며 “한국의 연구 위상을 높이는 데 연세대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자부한다”고 밝혔다.
대학 차원의 장기적 투자는 이 같은 변화의 속도를 한층 끌어올린다. 연세대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상용 수준 양자컴퓨터 ‘IBM 퀀텀 시스템 원’을 도입했다. 글로벌 대학 중에서 일본 도쿄대에 이어 두 번째다. 이 같은 투자를 바탕으로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는 최근 연세대와 고성능컴퓨팅(HPC) 분야에서 협력을 다짐하기도 했다. 앞서 7월에는 39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해 ‘노벨상 사관학교’로도 불리는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가 연세대에 나노의학 분야 공동 연구 거점을 설립했다.
이 같은 성과는 모두 양자컴퓨터를 비롯한 연세대의 인프라 투자 덕분이다. 윤 총장은 “국제 공동 연구가 확장되면 연구의 깊이와 속도 모두 달라지며 이런 구조적 변화가 성과 가시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런 협력들은 연세대의 위상이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졌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윤 총장은 혁신의 촉매제 역할을 할 인재 영입에도 보다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윤 총장은 역량이 뛰어난 해외 석학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기존 국내 대학의 호봉제 체제 대신 성과에 대해 확실하게 보상하는 연봉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윤 총장은 “기본적으로 호봉제를 유지하면서도 성과 기반 인센티브로 연봉제적 요소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본인이 납득할 수 있는 평가 및 보상을 받는다고 느껴야 연구자가 더욱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연세대는 정기 공채 뿐만 아니라 연구자와 교원의 상시 특별채용 제도를 도입해 수시로 인재를 채용 중이다. 연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도록 강의 부담을 줄여줬으며, 주거와 관련한 지원책 마련도 검토 중이다. 학계에서는 연세대의 이같은 노력이 잇따른 해외 석학 영입으로 이어졌다 보고 있다.
윤 총장은 국내 대학이 보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각종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등록금 책정을 포함한 재정 문제와 관련해서는 대학의 자율성이 더욱 존중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세대는 현대자동차그룹으로부터 약 250억 원을 지원받아 지난달 ‘AI혁신연구원’을 출범시켰지만 대학의 자체 재정 여력만으로는 이 같은 과감한 투자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윤 총장은 “사립대 역량이 흔들리면 국가 경쟁력 전체가 약해질 수 있다”며 “등록금 정책이 대학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완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등록금 의존도를 낮추고, 기술개발·기술이전·특허 등 기술 사업화를 통해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아직 우리나라 대학들은 이 부분에서 갈 길이 멀고 연세대 역시 노력하고 있지만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연세대는 올해 개교 140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2월 취임한 윤 총장도 곧 4년 임기의 반환점을 돌게 된다. 그는 노벨상 배출 자체가 아니라, 그 배경이 되는 ‘연구·교육 구조의 혁신’이 최종 목표라고 말한다. 기존의 서열 개념보다는 ‘분야별로 어떤 역량을 갖추고 융합시킬 것인지’가 미래 대학의 핵심 경쟁력이라는 판단에서다. 윤 총장은 “한 분야의 성취만을 겨냥하는 대학이 아니라 서로 다른 학문이 만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구조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인문학과 과학, AI, 국제협력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초학제·초융합 체계를 더 정교하게 구축하는 것이 앞으로 연세대가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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