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힘을 과시한 사람은 결국 다 패했다. 독일의 히틀러, 일본의 히로히토…. 현재도 힘으로 다른 나라를 누르려 드는 나라는 당장 자국이 먼저 큰 고통과 희생을 치러야 한다. 그럼에도 침략 전쟁이든 경제전쟁이든 전쟁을 일으키는 까닭은 현재 가진 힘에 도취되어 언젠가는 나락으로 떨어질 자신을 내다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참 딱한 나라의 못난 지도자들이다. 평화를 깨고 다툼을 일으키는 저들로 인해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임을 강조한 백범 김구 선생 말씀이 더욱 빛난다. 문화의 힘이야말로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자도 진즉에 “문덕(文德)을 닦음으로써 먼 데 사람도 스스로 몰려오게 해야 한다”고 했다.

세계 사람들이 코리안드림을 꾸고 있는 지금, 그들이 한국을 향해 몰려올 수 있도록 현재의 K문화도 더욱 육성하고 전통문화에 대해서도 깊이 연구하여 K문화 콘텐트의 원천으로 삼아야 한다. 수문덕이래지(修文德以來之)! 국정지표로 삼아 서예작품으로 써서 대통령실에 걸어둘 만한 말이다. “이 시대에 웬 한자서예?”라고 여기는 사람이 있다면 생각을 바꾸시기를 권한다. ‘필향’이야말로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사색의 향기이고, 한글은 한자를 알고서 사용할 때 더욱 빛나기 때문에.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