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가사돌봄 노동자 권리보장을 위한 연대회의’가 외국인 가사사용인 시범사업을 강행하면서 ‘무자격 업체’를 선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시를 경찰에 고발했다. 연대회의는 “이주노동자를 차별하고 노동법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자를 양산하는 ‘외국인 가사육아 분야 활동 시범사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이주노조·한국여성노동자회 등 31개 노동·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이주가사돌봄 노동자 권리보장을 위한 연대회의’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주노동자에게 최저임금 미만의 임금을 주어도 괜찮다는 정부의 제국주의적 발상은 참담하기 그지없다”며 “지금 대한민국 정부는 스스로 ‘국제 노예상’임을 자처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24일 서울시와 법무부는 ‘국내 체류 외국인 가사 육아 분야 활동 시범사업’을 시행해 유학생(D-2), 졸업생(D-10-1), 전문인력 등의 배우자(F-3), 결혼이민자 가족(F-1-5) 비자를 소유한 이주민을 모집한다고 발표했다. 이렇게 모집한 ‘외국인 가사사용인’은 6월부터 양육 가구와 연결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 사업이 유학생의 취업 기회를 확대하고, 자녀를 양육하는 가정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가사사용인은 필리핀 가사관리사들과 달리 ‘사적 계약’의 형태이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상 노동자가 아니며 최저임금도 적용되지 않는다. 고용·산재보험 등에서도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이들이 일반 가구와 연결되기가 쉽지 않기에 서울시는 민간 업체 ‘이지태스크’와 계약을 체결했다. 이 업체는 교육받은 인력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연대회의는 “가사서비스 중개를 하기 위해서는 직업안정법에 따라 직업소개소 허가를 받은 업체여야 하지만 이 업체는 허가가 없다”며 “이 회사는 직업 소개 사업 자격이 없는 무자격 업체”라고 했다. 연대회의는 서울시와 해당 업체를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연대회의는 또 이 사업이 이주노동자를 차별하고 노동법 사각지대의 노동자를 양산하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고용노동부와 서울시는 지난해 9월부터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을 시행했고 올해 상반기 1200명 규모로 전국 단위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서울 외 지방자치단체 수요가 저조해 전국으로 확대하지 못했다. 연대회의는 “이미 실패한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이어 이주 여성을 초저임금의 굴레로 옥죄고, 정주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돌봄 비용을 전가하는 돌봄 시장화 정책”이라며 “정주 가사돌봄 노동자는 물론 전체 노동자들의 노동 조건 하향 평준화를 부추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들은 “현재 가사근로자법에 의해 노동자로 보호받는 가사노동자는 1%에 불과하다”며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보장받는 가사노동자를 어떻게 늘릴 것인가 고민하는 것이다. 개별 가정에 떠넘겨진 돌봄의 책임을 사회가, 정부가 책임지는 ‘돌봄 공공성 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