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아파트 브랜드 신영지웰로 알려진 종합 부동산 기업 신영그룹은 지난 2022년 준대기업으로 지정됐다. 올 5월 신영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신영이 계열사 신영플러스를 흡수합병하면서 창업주이자 동일인인 정춘보 회장의 장남 정무경 이사(32)의 지배력이 높아졌다. 신영이 거느린 계열사는 5개에서 4개로 줄었는데, 앞으로도 신영이 다른 계열사를 흡수합병해 오너 2세의 지배력을 높일 가능성이 적지 않아 벌써부터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장남 정무경 이사, 신영대농개발·브라이튼자산운용 ‘지배’
신영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신영이 지난 5월 5개 계열사 중 한 곳인 신영플러스를 흡수합병하면서 오너 보유 지분에 변동이 발생했다. 정춘보 회장 90.4%, 장남 정무경 이사 1.48%이던 지분율은 흡수합병 이후 정 회장이 79.73%로 낮아졌고, 신영플러스 최대주주(48%)였던 정 이사는 13.59%로 높아졌다. 신영이 계열사 흡수합병을 통해 오너 2세의 지배력을 높여준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 흡수합병을 통해 승계 작업이 본격화됐다고 분석했다.
유력한 후계자로 지목된 정춘보 회장의 장남 정무경 이사는 신영 이외에도 신영대농개발과 브라이튼자산운용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정 이사는 신영대농개발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데, 신영대농개발은 신영 계열사 중 유일하게 부친 정 회장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으로 알려진다. 신영대농개발의 자본금은 83억 원이며, 최근 실적 부진으로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172억 원이 돼 자본잠식에 빠진 상황이다.
신영대농개발의 최근 매출은 △2021년 33억 원 △2022년 11억 원 △2023년 752억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2021년 24억 원 △2022년 67억 원 △2023년 174억 원이었다.
정무경 이사는 브라이튼자산운용의 지분 42.55%를 보유한 2대 주주이기도 하다. 최대주주는 57.45%를 보유한 정춘보 회장이다. 사실상 브라이튼자산운용이 정 회장과 정 이사의 부자(父子)회사인 셈이다. 3년 전 신영그룹이 에스티엘자산운용을 인수해 사명을 브라이튼자산운용으로 바꿨다. 자본금은 51억 원이며, 현재 자본 총계는 47억 원 수준이다.
브라이튼자산운용의 매출은 △2021년 23억 원 △2022년 28억 원 △2023년 21억 원 수준이다. 당기순이익은 △2021년 3억 7000만 원 △2022년 마이너스 5000만 원 △2023년 마이너스 2억 6000만 원이었다. 매출과 적자 규모가 신영대농개발에 비해 낮다.
신영대농개발과 브라이튼자산운용은 최근 실적이 좋은 편이 아니지만, 정무경 이사가 가진 지분이 많은 만큼 신영플러스처럼 신영에 흡수합병한다면 유력 후계자인 정 이사의 지배력이 자동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다. 다만 정 이사가 아직 젊은 데다 최근 지주사 지분율이 높아져 당장 지분 확보에 열을 올리진 않는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 두 딸, 신영에셋·에스엘플랫폼 지분율 높아
정춘보 회장은 정무경 이사 위로 정민경, 정신재 씨 등 딸 둘이 더 있다. 두 딸은 그룹에 적을 두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며, 계열사 신영에셋과 에스엘플랫폼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신영에셋은 민경, 신재 씨가 24%씩 동일하게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신영 31%, 정 회장 21%를 가지고 있다. 임대차 투자컨설팅업체로 자본금 10억 원에 설립됐다. 매출액은 △2021년 72억 원 △2022년 61억 6000만 원 △2023년 37억 원 수준이며, 당기순이익은 △2021년 51억 원 △2022년 94억 원 △2023년 135억 원으로 재무상태가 건전한 편이다. 자본총계는 271억 원 수준이다.
에스엘플랫폼은 정 회장의 차녀 정신재 씨가 지분 44.4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정 회장이 3%, 신영이 나머지 20.35%를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부동산개발사업과 관리사업을 영위하며 자본금은 53억 원이다. 신영의 4개 계열사 중 매출 규모가 가장 높다. 매출은 △2021년 433억 원 △2022년 508억 원 △2023년 488억 원, 당기순이익은 △2021년 19억 원 △2022년 22억 원 △2023년 19억 원을 기록했다. 자본총계는 135억 원 수준이다.
정춘보 회장의 세 자녀가 4개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한 데다, 이미 신영플러스 흡수합병으로 오너 2세의 지배력을 높여준 만큼 나머지 계열사도 지배력 강화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대해 문의하기 위해 신영그룹에 수차례 연락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정동민 기자
workhard@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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