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관계자, 8일 "수사팀에 전화 연락…선임계 먼저 제출하라고 했는데 접수 안 돼"
"선임계 접수돼야 변호인 누구인지 아는 것…변호인 아닌 사람과 사건 논의하면 수사정보 유출"
윤석열 대통령 측 "공수처, 직접 선임계 전달하려고 했더니 민원실에 맡기라고 해서 그냥 돌아와"
"수사 권한 없는 기관에 선임계 제출 곤란하다는 입장이었지만…더 이상 피해 막기 위해선 협의 필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의 면담을 거부당했다는 윤석열 대통령 대리인 측의 주장에 대해 공수처가 "거부한 적 없다"며 "사건 관련 논의는 정식으로 변호인과 해야 하는데, 선임계가 접수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8일 공수처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수사팀에 전화로 면담을 요청해 온 것은 맞지만, 면담할 상황이 아니고 선임계를 낸 다음에 면담이 가능하다는 절차를 설명하니 그냥 돌아간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이 관계자는 "선임계를 먼저 제출하고 면담해야 하지 않느냐"며 "그런 절차를 말씀드렸는데 현재까지 선임계는 제출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사건 관련 논의는 변호인과 해야 하는데, 선임계가 접수돼야 (변호인이) 누구인지 아는 것"이라며 "변호인이 누구인지 모르는데, 변호인 아닌 사람과 이야기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과천청사) 민원실에도 접수된 게 아무것도 없다"며 "선임계가 없으니 누가 (윤 대통령) 변호인인지 모르는 상황이다. 변호인 아닌 사람과 (사건 관련 면담을) 하면 수사 정보 유출"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을 대리하는 윤갑근 변호사는 이날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임계를 오늘 공수처에 제출하고 논의하려고 했는데 잘 안됐다"고 전했다.
변호인단은 이날 오전 10시쯤 정부과천청사 민원동을 방문했지만 방문증을 발급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진호 변호사는 "통화를 시도했는데 일절 거부했고, 직접 선임계를 전달하려고 했더니 민원실에 맡겨 놓으라고 해서 그냥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윤 변호사는 "9일이나 10일에 만약 체포영장을 집행하면 정식으로 선임계를 제출하고 법리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불법적인 수사 권한이 없는 기관에 선임계를 내는 건 곤란하다는 입장이었는데,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선 협의가 필요하다. 우리 태도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쪽도 변화가 있기를 바라서 했는데 일차적으로 잘 안됐다"며 "추후 갈등이나 무리한 충돌을 야기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고 그것이 대통령의 뜻이다. 불필요한 희생이나 피해가 생기면 안 된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