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80회 US여자오픈 골프대회에 출전 중인 아마리 에이버리가 괴한의 침입에 골프채가 뒤바뀌는 사고를 겪었다. 에이버리는 이 때문에 동료의 골프채를 빌려서 경기를 하고도 컷을 통과했다.
1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에이버리는 이날 미국 위스콘신주 에린의 에린 힐스 골프코스에서 열린 US여자오픈 3라운드를 마치고 자신이 겪은 사건의 자초지종을 밝혔다.
사건은 현지 시간으로 지난 주 금요일 새벽 2시쯤 일어났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대회 기간 묵을 숙소를 구한 에이버리는 대회 1라운드를 마친 뒤 부모, 남자 친구인 개빈 오릴리아와 함께 숙소에 있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집에 침입하려고 하는 모습을 부모와 남자 친구가 발견했다. 경찰 신고를 마친 이들은 서둘러 짐을 쌌고, 경찰이 도착한 뒤 숙소를 호텔로 옮겼다.
이후 에이버리의 아버지는 딸의 남자 친구를 공항에 데려다줬다. 에이버리의 남자 친구 개빈 오릴리아 역시 에이버리가 다니는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USC) 골프팀 선수였는데, 대회 장소로 가기 위해 비행기를 타야했다.
남자 친구를 보낸 에이버리는 2라운드 출전을 위해 골프백을 찾았지만 자신의 골프채가 없었다. 실수로 남자 친구가 에이버리의 골프채를 가져간 것이다. 두 사람의 골프백은 모두 USC 골프팀 골프백으로 생김새가 똑같았기 때문에 혼란스런 와중에 뒤바뀐 것이다.
오후 2시31분 2라운드 티오프가 예정돼있던 에이버리는 티타임을 2시간 가량 앞둔 낮 12시 15분쯤에야 이 사실을 알게됐다. 1라운드에 1언더파를 기록한 에이버리는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내고도 US여자오픈에서 기권해야 하나보다’라고 생각하다가 에이전트로부터 “가브리엘라 러펠스의 골프채를 써보지 않겠느냐”는 말을 들었다. 이날 오전 일찍 경기를 시작한 러펠스는 1·2라운드 합계 7오버파로 사실상 컷 탈락한 상황이었다.
에이버리가 다니는 USC를 졸업한 러펠스는 골프채 역시 에이버리와 같은 테일러메이드 제품을 썼다. 하지만 차이도 있었다. 에이버리가 쓰는 아이언은 러펠스가 쓰는 제품보다 15~20g 더 무거웠고, 러펠스의 아이언 헤드 로프트 각도는 에이버리의 것보다 1.5도 더 세워져있었다. 드라이버 헤드 로프트 각도 역시 에이버리는 9.5도 짜리를 사용했지만 러펠스가 쓰는 제품은 10.5도였다. 퍼터 역시 모양이 달랐다.
에이버리는 이처럼 낯선 골프채를 들고도 2라운드에 1오버파 73타를 기록, 이틀 합계 이븐파 144타로 무난하게 컷을 통과했다.
남자 친구의 어머니가 골프채를 싣고 비행기를 타고와준 덕분에 자신의 골프채를 돌려받은 에이버리는 3라운드에 4오버파 76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