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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일보 】 롯데건설이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본사 매각 방안에 대한 검토에 착수하자, 그 동안 제기돼 온 유동성 위기에 대한 진위 여부를 둘러싼 의구심 등 논란이 또 다시 지펴지고 있는 분위기다.
롯데건설 측은 현재 1조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한편 현재 검토되고 있는 본사 매각 방안은 재무건전성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취지라며 일각의 유동성 위기설을 진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일각에서는 본사 매각 카드는 롯데건설의 '벼랑끝 전술'이란 분석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어 향후 행보에 적잖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논란에 롯데건설이 수주한 일부 재건축·재개발단지들 사이에선 본사 매각 검토 소식에 사업 추진이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건설이 사옥 등의 자산에 대한 매각 절차를 검토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들 두고 일각에선 한동안 잠잠했던 회사 유동성 위기의 진위논란이 수면위로 또다시 떠오르고 있다.
앞서 지난 27일 롯데건설은 보유자산 매각 검토 등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강화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롯데건설은 컨설팅을 통해 잠원동 '알짜입지'에 위치한 본사 매각을 통해 5천억원 안팎의 자금 확보와 함께 유휴자산, 사업토지 및 민간임대리츠 지분 등 보유하고 있는 자산에 대한 활용방안도 검토 중이다.
여기에 수도권과 지방에 위치한 자재 창고부지 등 외부에 임대 중인 유휴자산 등은 외부매각도 검토할 계획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본사 매각은 확정된 것이 아니며, 단지 현재 시점에서 파는 것이 기업에 가장 유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컨설팅을 받는 차원"이라며 "과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인한 위기는 떨쳐냈고 현재 현금도 1조원 이상 보유하고 있으며 부채비율도 100%대라 유동성 위기설은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 일각에서는 본사 매각 시도를 '위험신호'로 봐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회사측에서는 부인하겠지만 롯데는 부동산을 통해서 성장해온 회사 중 하나"라며 "상징성이 큰 본사 매각을 검토한다는 것은 벼랑 끝 전술로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보통 기업들은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유상증자, 기업대출 등으로 위기를 타개하기 마련인데, 롯데건설은 결국 자산 매각 검토까지 온 것으로 보인다"이라며 "제3자 입장에선 '레드 시그널'이라고 인식할 수 있다"고 부연였다.
아울러 본사 매각으로 얻는 실익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한 전문가는 "부동산 불경기에 이 규모의 매각이 성사될지 모르겠다"며 "본사 부동산에 어떤 권리가 설정됐는지도 봐야하는데, 선순위 저당권 설정 등이 없이 깨끗한 상황이라면 유동성 문제가 있을 때 제일 먼저 본사를 은행에 저당 잡히고, 긴급 유동성 대출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롯데건설은 잠원동 본사 사옥을 담보로 일본 미즈호은행으로부터 3천억 원 규모의 대출을 받았다. 롯데건설 측에 확인결과 본사 사옥은 여전히 3천억원의 담보가 잡혀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앞서 롯데건설이 단독입찰로 수주에 성공한 재건축·재개발단지들 사이에선 현 상황에 대한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롯데건설은 서울 용산 소재 산호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단독입찰로 따낸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3~4월께 본계약이 이뤄질 전망이다.
산호아파트 한 조합원은 "롯데건설의 유동성 위기는 몇해 전부터 꾸준히 들려왔고 모회사인 롯데케미칼의 지원도 더이상 기대할 수 없는 상황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 조합과 본 계약을 앞두고 있다고 들었는데, 위기에 처해있는 롯데건설이 수익성을 극대화하려는 시도를 하면, 역으로 조합원들의 수익은 떨어질 것이 뻔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일례로 재건축 사업성에는 이주비 지원도 관건인데 우리 아파트와 비슷한 가치의 단지들은 이주비의 100%를 제안받았지만 우리는 법정한도 외의 제안을 받지 못했다"며 "롯데건설의 상황이 안좋으니 안한게 아니라 못한거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롯데건설의 올해 도시정비사업 마수걸이 수주였던 신용산역 북측 제1구역 재개발 사업에서도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 구역 조합 한 관계자는 "빠른 사업진행을 원하는 조합원들이 많았는데 당시입찰에 롯데건설만 단독으로 들어와 선정하게 된 것"이라며 "유동성 위기 얘기가 계속 나와 롯데건설을 선정할 때부터 불안하다는 얘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본 계약을 위해 협상중"이라며 "다만 계약시점은 미지수"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최철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