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은행장 이석용)이 농업의 미래를 선도할 농식품 스타트업의 발굴과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적극 나섰다. 농협은행은 25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공동으로 ‘애그·푸드테크 기업설명회(IR·Investor Relations)’를 개최했다.
IR은 기업이 투자자들에게 경영 상황, 비전, 성장 가능성 등을 설명하며 투자 유치를 돕는 활동이다.
이번 행사는 농식품 스타트업과 투자자간 연결고리를 강화하고, 농식품분야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 참여한 스타트업들은 자신들의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투자자들에게 소개하며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해소할 기회를 얻었다.
안호근 농진원장은 인사말에서 “내수 부진과 고금리 등으로 자본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농업 관련 전후방산업이 함께 발전해야 농민소득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벤처투자 시장은 고금리와 경기 침체 여파로 크게 위축된 상태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벤처투자 규모는 10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5% 감소했다. 이중 농식품분야 투자액은 1298억원에 불과해 전체 벤처기업 투자 규모의 1.2% 수준에 그쳤다.
농식품기업은 긴 수익 창출 주기와 높은 초기 비용이라는 특성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리스크가 큰 분야로 여겨져 자금 조달이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투자 혹한기 속에서도 농협은행은 농식품 스타트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며 IR을 통해 기업들이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행사에는 농진원의 1차 심사와 농협은행의 2차 심사를 거쳐 선정된 9개 혁신 스타트업이 참여했다. 이들 기업은 농업과 첨단 기술을 융합한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선보이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에코기어’는 친환경 나노코팅기술을 통해 과채류 보관 기간을 대폭 연장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엘엔피’는 에너지 절감형 식물공장 시스템을 발표했다. 이 기술은 사물인터넷(IoT) 기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과 제어 시스템을 활용해 에너지를 절감하면서도 연중 고품질 딸기 생산을 가능하게 한다.
이외에도 ‘가야바이오’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고려한 기능성 사료 제조기술로 지속가능한 축산업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행사에는 농협은행을 비롯해 농협중앙회, 농협경제지주, NH투자증권, NH벤처투자, 농협 목우촌 등 범농협 계열사뿐만 아니라 농업정책보험금융원, 나이스투자, GS리테일 등 주요 투자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투자사 관계자들은 스타트업 발표 후 이어진 네트워킹 시간을 통해 각 기업과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농협은행은 단순히 투자 연계에 그치지 않고 농식품분야의 혁신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도 추진한다.
농식품투자단을 운영하며 유망 기업 발굴에 주력하는 일이 대표적이다. 올해 4월에는 범농협 계열사들과 함께 511억원 규모의 ‘희망농업혁신펀드’를 결성해 농식품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으며, 7월에는 ‘농식품 테크 스타트업 창업 박람회(AFRO 2024)’의 공동 주관사로 참여해 농식품산업의 발전을 도왔다.
김문기 농협은행 부행장은 “기후변화와 식량안보 문제, 그리고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농식품산업에서 혁신 기술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며 “이번 행사가 농식품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는 물론, 농협사업과의 협업을 통해 상호 성장을 이루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소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