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요즈음 기사나 글을 보면 기자나 교수, 작가 같은 지식인들이 국어를 배웠나? 싶을 정도로 엉터리로 쓰는 사람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대한민국 국민임에도” 하면 될 것을 “대한민국 국민임에도 불구하고”라고 씁니다. 여기서 ‘불구하고’는 일본말에서 가져온 것으로, 없으면 더 명확한 글이 되는데도 쓸데없이 붙이고 있습니다. 또 어떤 이들은 “~에 위치하고 있다.”라고 씁니다. 하지만 여기서 ‘위치’는 뱀을 그리고서 있지도 않은 발을 그려 넣는 ‘사족(蛇足)’이 됩니다. 그저 “~에 있다.”라고 하면 되지요.
한 기관이 보내온 보도자료를 보면 “이외에도, 거주하다, 개최하다, 외부, 전했다, 게시한다, 휴관한다”와 같이 버릇처럼 한자말을 씁니다. 이는 “이 밖에도, 살다, 열다, 바깥, 말했다, 올린다. 쉰다”처럼 바꿔 쓸 수 있는 우리말이 있는데도 외면 합니다. 특히 ‘전한다’는 다른 사람 말을 옮길 때 써야 함에도 직접할 때 써서 잘못된 말임을 알 수 있습니다. 또 많은 사람이 잘못 쓰는 말에 ‘너무’도 있습니다. ‘너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정해진 정도나 한계에 지나치게”라고 풀이하여 부정적인 상황을 꾸며주는 말에 씁니다. 그런데도 “너무 이쁘다” 또는 “너무 착하다”라고 쓰면 굉장히 어색해지는데도 생각 없이 쓰고 있습니다.
글은 글을 쓴 이와 글을 읽는 사람 사이의 소통입니다. 그렇다면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도록 쉬운 우리말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이는 한자말을 쓰면 말이 짧아진다고 하지만, 한자말 ‘거주하다’ 보다는 우리말 ‘살다’가 더 짧은 것이지요. 버젓이 우리말이 있는데도 쓸데없이 한자말이나 외국어를 쓰면 글을 읽는 사람은 글쓴이를 유식하게 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글이 깔끔하지 않다며 외면할 수 있지요. 글을 제법 쓸줄 아는 사람들은 쉽게 쓰기가 더 어렵다고 합니다. 그 까닭은 영어공부는 죽어라 했지만, 국어공부는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글을 쓰는 주제에 대해 완전히 자기 것으로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제발 다른사람과 잘 소통할 수 있도록 우리말을 살린 쉬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