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회 프롤로그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는 지난 8월 MBC와의 인터뷰에서 김건희 여사가 대선 운동 기간에 이미 이렇게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하 경칭 생략)‘영부인’은 대통령 배우자에게 국민이 부여하는 ‘당연직’이자 ‘명예직’의 호칭일 뿐이다. 국정에 관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당연하게도 없다.
그런데도 직전 영부인은 명씨에게 예언한 대로 실제 인사 등 국정에 관여했다는, 짙은 의혹을 받고 있다. 실제 ‘김건희 특별검사팀’은 아예 공소장에 김건희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로서 대통령의 직무에 해당하는 각종 국정 운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사람’이라고 적시하기도 했다.
또한 김건희의 부적절한 의도가 공적 라인을 압도한 비선 인사들에 의해 시행됐고, 그로 인해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형국이 연출되면서 결국 정권이 흔들렸다는 시각도 있다. 물론 배후의 ‘끝판왕’은 김건희에 대한 비판을 단 한 줌도 참아내지 못하고 영부인을 ‘올바르게’ 보좌하려는 최소한의 제도 도입 시도에도 ‘격노’로 답한, 그리하여 스스로 몰락의 길을 선택한 대통령이었다는 시각도 엄존한다.
이런 의혹과 시각은 모두 사실이었을까.
취재팀은 윤석열 정권 국무위원이었던 A가 어렵게 전해준 다음 이야기를 시작으로 모든 의혹의 근원을 제대로 파헤쳐보고자 한다.
폴란드의 그 밤, 김건희가 나타났다
소파에 몸을 내던지며 넥타이를 잡아 풀던 A가 동작을 멈췄다. 짧디짧은 동구(東歐)의 여름밤, 부지런한 새벽 해와 시차의 방해를 피해 몇 시간이라도 숙면을 취하려던 계획은 수포가 됐다.
‘공군 1호기’가 폴란드 쇼팽 국제공항에 도착한 건 몇 시간 전, 보다 구체적으로는 2023년 7월 12일 오후 6시(현지시간)였다. A는 그가 모시던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그로부터 이틀 전인 7월 10일 리투아니아에 도착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 참석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 상태였다.

대통령은 대규모 순방단을 이끌고 있었다. A를 포함한 국무위원과 대통령실 참모들은 물론이고 89개 기업과 단체로 구성된 경제 사절단까지 동행했다. 폴란드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들이 부쩍 관심을 보이던 한국의 방위산업과 원전 등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기 위해서였다.
예정에 없던 대통령의 호출은 A를 불안하게 했다.
‘대규모 순방인데도 성과가 적다고 질책하시려는 건가?’
A는 내려놓은 긴장감을 다시 장착하고 풀어헤친 넥타이를 다시 올려 맨 뒤 대통령의 이동 집무실 겸 숙소인 그 호텔의 최고급 객실로 향했다. 검문검색 후 그 공간에 들어선 A는 일단 안도했다. 불려온 건 그만이 아니었다. 장관, 참모들이 이미 빼곡하게 자리해 있었다.
대통령은 테이블 한가운데에서 그들을 맞았다. 다행히도 표정이 밝았다. 자리가 어느 정도 찼다고 판단한 대통령이 목을 풀기 시작했다. ‘지방 방송’이 일제히 소거되면서 그 공간은 바늘 떨어지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조용해졌다.
바로 그때 그 진공의 침묵을 깨고 사각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옷감이나 가죽이 딱딱한 물체를 스칠 때 나는 듯한 그 마찰음은 규칙적이었다. 소리는 점점 커졌고, 점점 가까워졌다. 그건 슬리퍼에서 나는 소리였다. 그걸 꿰찬 채 모습을 드러낸 건 김건희 여사였다. (이하 경칭 생략). 그 직후 모두가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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