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국에 무슨 여행" 사비 턴 아이엄마…화난 시민은 국힘 '박제'

2024-12-11

형형색색 아이돌 응원봉, 해학적인 문구가 담긴 깃발, 집회 참가자를 위한 선결제 릴레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는 엄숙했던 과거 집회와는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들 외에도 SNS에서 화제인 집회 풍경을 짚어봤다.

①"윤상현에 분노"…화난 시민이 박제했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neran24(내란24)'라는 철자가 들어간 사이트가 화제가 됐다. 사이트에 접속하면 지난 7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 105명의 얼굴·이름·지역구가 뜬다. 이들에 대한 검색도 가능하다. 사이트는 "12.7 역사는 기억한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JTBC에 따르면 이 사이트 제작자는 '1년 뒤엔 다 찍어주더라'라는 발언으로 최근 논란을 빚은 윤상현(인천 동구·미추홀구 을) 의원에게 분노해 사이트를 만들었다. 그는 "헛소리를 하니까 너무 열 받아 영원히 박제하겠다"고 제작 의도를 설명했다.

②"이 시국에 무슨 여행" 사비 턴 아이 엄마

2차 탄핵안 표결이 있는 오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집회 현장에선 영유아와 보호자를 위한 '키즈 버스'를 만날 수 있다. '16개월 지우맘(엄마)'이라고 밝힌 한 시민은 "아이 500일 기념 여행비를 털어 버스를 빌렸다"고 밝혔다. 국회 표결이 있던 지난 7일엔 기저귀 갈 곳도 없고, 아이가 힘들어해 일찍 귀가했다고 한다. 그는 "어차피 이 시국에 무슨 여행이냐"며 사비를 털어 영유아와 보호자가 집회 때 편히 머물 수 있는 버스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만든 카카오톡 익명 채팅방에는 12일 오전 기준 230여명이 넘는 시민이 모여있다.

③이 정도면 시티 투어…'탄핵 버스'

서울 지역 국민의힘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을 한날 찾아가는 '탄핵 버스'도 등장했다. SNS에 올라온 사진에 따르면 오는 13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운행하는 이 버스는 조정훈(마포)·권영세(용산)·나경원(동작을)·신동욱(서초을)·박수민(강남을)·배현진(송파을)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을 순회할 예정이다. 엑스(X)에선 "이것은 서울 시티(도시) 투어" "다 같이 우르르 다니면 정말 재미겠다"는 반응이 나왔다.

집회 관련 각종 정보를 한눈에 알 수 있는 사이트(https://judgeyoon.pages.dev/supports)도 있다. 이 사이트는 'impeach(탄핵)seokyeol(석열)'이라는 e메일 주소를 쓰는 네티즌이 만들었는데, 사이트 측은 "하나의 촛불이라도 더 모일 수 있기를 바라며 무섭지만, 용기 내서 사이트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 사이트에 제시한 '촛불집회 가이드'를 보면 ▶경찰의 임의동행 요구는 거부하기 ▶경찰의 부당한 채증 중단은 요구하기 ▶공권력 제압 때 동영상 찍기와 같은 내용이 담겨있다.

이 사이트에선 선결제가 된 식당·카페들도 확인할 수 있다. 12일 오전 기준 163명이 선결제해 1만3976개(곳)의 목록이 만들어졌다. 이를 보면 지방에서 올라온 대학생 등을 위해 서울 이태원에 게스트하우스를 내준 사람, 약국에 쌍화탕과 비타민 음료를 각각 60개·40개 결제한 사람, 빵집에 500만원을 미리 낸 사람 등 다양한 선결제 사례가 확인된다. 선결제 된 음식 등을 이용하고 싶다면 가게에 '코드 명(주문자 명)'을 대야 한다. 코드는 김민주·김멍뭉·버니즈(그룹 뉴진스 팬덤 명)·몬베베(그룹 몬스타엑스 팬덤 명) 등으로 다양하다. 해당 사이트에선 국회 근처 화장실 위치도 정리돼 있다.

외신들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촉발된 한국의 집회·시위 문화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0일 "응원봉이 비폭력과 연대의 상징으로 떠올랐다"고 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한국, 변하는 시위 풍경'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 7일 국회 앞 집회에 대해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들어간 축제의 북적임을 보여주면서도 (시위가) 질서정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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