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 갈등에 꽉 막힌 환율…"獨대규모 부양책 성패 지켜봐야" [김혜란의 FX]

2025-03-14

미국과 유럽에서 촉발한 ‘주류 관세전쟁' 여파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하면서 글로벌 달러화가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남은 대내외 정치 일정에 원·달러 환율 향방이 갈렸다는 평가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과 같은 1453.8원에 오후 장을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0.2원 오른 1454원에 개장했다. 장중 환율은 1453~1457원의 범위 내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이 보복관세 부과 방침을 밝힘에 따라 미국산 위스키에 대한 50% 관세를 철폐하지 않으면 유럽산 와인 등 주류에 200% 관세를 매기겠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자극한 위험회피 심리에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3.84로 전일 대비 0.22% 상승했다.

이날은 환율은 큰 변동 없이 마무리됐지만, 앞으로 닥칠 대내외 정치 리스크가 문제다. 국내에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선고가 남아 있다. 또 수시로 나오는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발언에도 예의주시 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유로화 향방을 가를 독일 정치 일정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독일 내부에선 재정 지출 확대를 두고 정당 간 의견 충돌이 격화된 상황이다. 독일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과 사회민주당(SPD)이 추진하는 5000억 유로 규모의 인프라 투자예산은 기본법에 별도 조항을 추가해야 한다. 그러나 18일 열리는 관련법 개정안 표결에 다른 주요당이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히면서 독일 차기 정부의 인프라 계획이 위기를 맞았다.

최진호 우리은행 애널리스트는 “독일 내 정치 갈등으로 유로화가 다시 떨어지게 되면, 달러화 강세가 다시 기승을 부릴 수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원·달러 환율에는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채 금리는 대부분 글로벌 경제에 연동돼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독일 내 경기 부양 기대감이 부각된 이후로는 독일 국채와 미국의 금리가 탈동조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미국과 유로존간 금리 격차를 좁혀 최근 유로화가 반등한 주된 재료가 됐다. 6일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한때 0.11%포인트 올라 연 2.929%를 기록했다.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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