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의 든든한 한국 지원군, 이창훈 총영사

2025-01-26

이창훈 주호주연방 대한민국 대사관 멜번 분관 총영사는 호주오픈에 출전하는 한국 테니스 선수들에게 든든한 지원군이다.

그는 매년 호주오픈에서 한국 선수들의 경기가 열릴 때마다 현장을 방문해 한국 선수들을 응원하고 격려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국 선수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세심하게 살피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이처럼 그가 한국 선수들에게 큰 관심을 갖는 것은 업무적인 이유도 있지만 본인 역시 테니스 마니아이기 때문이다.

이 총영사는 외교부 생활을 시작한 2000년대 초반에 라켓을 처음 잡았고 이후 핀란드,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브루나이 등 근무지를 옮길 때마다 항상 라켓을 챙길 정도로 이제는 그의 삶에서 테니스를 떼려야 뗄 수 없다.

지난 2022년 8월에 멜번에 부임한 이 총영사는 “해외를 옮겨 다닐 때 가장 먼저 테니스 라켓을 챙겼다. 라켓도 7자루나 된다”라면서 “내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스포츠가 테니스이지만 잘하지는 못한다. 처음 레슨 받은 실력 그대로다. 간신히 버티고 있는 수준이다”라고 웃어 보였다.

시즌 첫 그랜드슬램 호주오픈이 열리는 멜번에는 약 2만 5천 명의 한국 교민이 거주하고 있는데 시드니에 이어 호주 내에서 가장 많은 교민이 살고 있다. 멜번 내 한국 교민 수가 점점 증가함에 따라 지난 2012년에 주호주대사관 멜번 분관이 개설됐다.

멜번 분관 업무는 크게 민원, 한국 문화 홍보, 멜번에 진출한 한국 기업 지원 등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이 중 이 총영사가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한국 문화 홍보다.

그가 멜번에 처음 부임했을 때만 하더라도 멜번 내 아시아계 사람들은 한국 문화에 대해 많은 관심이 있었지만 백인들 사이에서는 한국 문화가 익숙하지 않았다. 이 총영사는 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한국 문화를 알릴 수 있을지 고민 끝에 K-페스티벌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매년 5월 멜번을 대표하는 광장 페더레이션 스퀘어에서 펼쳐지는 K-페스티벌은 2014년에 처음 시작됐고 코로나 때 열리지 못했다가 지난 2023년에 재개됐다.

지난해 K-페스티벌에서는 사물놀이, 가야금 공연, 태권도 시연, 라이브 쿠킹쇼 등을 비롯해 한국 문화를 알리는 다양한 행사가 열리면서 한국 교민들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다.

이 총영사는 “매년 K-페스티벌에 참가하는 인원이 많아지면서 규모가 커졌다. 지금은 멜번시로부터 지원도 받고 멜번 시장도 참석하고 있다. 이제 K-페스티벌은 멜번에서 열리는 대표 한국 문화 행사로 자리 잡았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멜번에는 일본 문화가 많이 알려져 있고 일본어를 배우는 사람뿐만 아니라 일본으로 관광하러 가는 관광객도 많다. 일본에 대한 인식도 매우 높다”라면서 “한국 문화를 더 알릴 필요가 있는데 K-페스티벌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 한국과 멜번 간에 경제적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우리나라 기업도 많이 진출하는 바람이다”라고 밝혔다.

멜번은 그랜드슬램 호주오픈이 열리는 도시만큼 테니스 천국이다. 곳곳에 하드코트, 클레이코트 인조잔디 코트 심지어 천연잔디코트도 있다. 테니스 인프라가 잘 갖춰진 덕분인지 멜번에는 4~5개의 한국 교민 테니스 클럽이 운영되고 있다.

이 총영사는 “멜번 교민들 사이에서 테니스가 인기가 많다. 자녀들에게도 테니스를 가르치는 부모도 많다”라며 “멜번 교민 사회만큼이나 테니스 클럽이 잘 운영되는 도시는 못 본 것 같다”고 전했다.

멜번 교민 사이에서 테니스가 중요한 가교역할을 하는 만큼 2년 전 영사관에서 주최하는 동호인 대회를 개최했고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사정상 열리지 못했지만 다음 달 다시 개최할 예정이다.

2023년부터 호주오픈을 방문해 한국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는 이 총영사는 한국 테니스에 대한 아쉬움도 전했다.

그는 “권순우 선수의 뒤를 이을 선수가 없어 안타깝다. 그래도 한국 주니어 선수들을 보며 기대하게 됐다”라면서 “호주 테니스의 시스템은 매우 체계적이다. 대한테니스협회에서도 체계적인 육성과 지원을 통해 훌륭한 선수들을 배출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총영사는 오는 6월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한국 가면 라켓을 처음 잡았던 클럽에서 더 자주 테니스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테니스가 가장 재미있다. 골프는 공이 잘 안 맞으면 스트레스를 받지만 테니스는 골프보다 땀도 더 흘리고 실수를 해도 즐겁다.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다는 것이 테니스의 가장 큰 매력이다”라고 웃었다.

<멜버른|박준용 테니스 칼럼니스트(loveis5517@naver.com)>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