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하남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올해 가까운 지인에게 보낼 설 선물로 전통 쌀 약과와 양갱을 선택했다. 이씨는 “약과·양갱은 자주 사 먹는 쿠키나 빵보다 명절 분위기가 나면서 받는 사람도 부담스럽지 않아 20∼30대 사이에서 센스 있는 선물로 통한다”고 말했다.
어르신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전통 과자와 디저트가 세련된 소포장 등 ‘새 옷’을 입고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의 설 선물로 급부상했다.
마켓컬리는 ‘2025년 설 선물세트 기획전’에 ‘떡·한과·전통간식’ 카테고리를 만들고 53개 제품을 선보였다. 약과에 초콜릿 코팅을 하거나 가나슈(생크림을 기반으로 한 제과용 크림)를 얹어 전통 디저트를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제품이 인기다.
낱개 포장된 군고구마 양갱을 판매하는 전북 김제 공덕농협 구정운 농산물가공사업소장은 “시중의 양갱 제품은 한천만 이용해 물컹한 식감이지만 군고구마 양갱은 국산 고구마 말랭이를 넣어 씹는 맛이 살아 있고 포장이 톡톡 튀어 젊은층 반응이 뜨겁다”고 설명했다.
오아시스마켓 또한 올해 설 선물세트로 ‘과자·디저트’ 카테고리를 신설해 경북 안동 영농조합법인의 ‘안동참마 모나카’, 국산 찹쌀 과줄 등을 선보였다.
유통업계에선 2021년경부터 MZ세대에게 인기를 끌어온 ‘할매니얼’(‘할매’와 밀레니얼 세대의 ‘밀레니얼’을 합성한 신조어로, 할머니들이 선호할 만한 음식·옷을 재연출해 즐기는 젊은 세대) 제품 인기의 연장선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할매니얼·뉴트로 트렌드에 따라 약과·한과 등 전통 간식 판매량이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며 “색다른 선물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전통 간식 선물세트를 많이 구매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인경 기자 why@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