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울증 110만명 돌파…정신과 진료 434만명
스마트폰 과다 사용이 주요 원인…‘디지털 디톡스’ 절실
지난해 우울증 환자가 11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모바일 인터넷을 과하게 사용하면 우울증 위험이 커지고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밤늦게까지 기기를 사용하면서 수면에 문제가 생기고 이는 곧 불면증과 불안증, 우울증, 집중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5일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스마트폰에 중독되면 잠시라도 안할 경우 불안감, 우울감이 몰려오는데, 정작 자신은 중독 정도를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또 “기계를 사용해서 기억 장치로 활용하다 보니, 우리가 노력을 해서 기억을 하는 훈련을 잘 하지 않게 된다. 그래서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소 같은 ‘디지털 치매’라고 불리는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고 분석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는 2020년 83만7808명에서 지난해 110만9300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불안장애 환자도 74만7373명에서 90만2554명, 불면증은 65만8675명에서 76만8814명, 공황장애는 19만6443명에서 24만5585명, 조울증은 11만1851명에서 14만546명으로 늘었다.
앞서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 NPR 등에 따르면, 미국·캐나다 공동 연구팀은 467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스마트폰 인터넷 사용을 2주간 제한한 결과 참가자의 91%가 정신 건강, 주관적 웰빙, 주의력 중 하나 이상에서 개선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특히 정신 건강 개선 효과는 항우울제 복용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주의력은 10년 젊어진 수준으로 향상됐다. ADHD 증상이 있던 참가자들도 모바일 인터넷 사용 제한 기간 동안 주의력이 크게 향상됐다.
또 단절에 대한 불안감이 큰 참가자일수록 개선 효과가 두드러졌다. SNS가 외로움을 해소시켜준다기보다는 오히려 조장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참가자들은 인터넷 사용이 제한되자, 그 시간동안 오프라인 활동을 적극적으로 찾아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구팀은 “스마트폰이 제공하는 많은 이점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세계와의 지속적인 연결을 줄이면 큰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소셜미디어를 차단하거나 하루 중 특정 시간, 특정 요일에 모바일 인터넷을 차단하는 것은 일상생활에서 비교적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정석훈 교수도 “기계를 쓸 때와 꺼야할 때를 잘 정해서 꼭 필요할 때만 쓰는 쪽으로 해야 한다”며 “디스플레이를 통해서 보는 것보다는 종이책을 많이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고, 불필요하게 검색을 한다든지, 특별한 목적 없이 스마트폰을 자꾸 보는 습관을 버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스마트폰 중독 자가진단법>
1. 스마트쉼센터(www.iapc.or.kr)에 접속해 10개 문항의 점수를 모두 더한다.
2. 청소년은 31.5, 성인은 29점, 60대 이상의 고령층의 경우 28점 이상이면 고위험군이다.
이진우 기자 realsto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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