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론] 정부 R&D 투자의 경제적 유발효과는 어떠한가?

2025-03-09

2025년 2월 일본 내각부가 최초로 발표한 '중견기업 성장 비전(안)'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중견기업에 기대하는 역할 및 비약적 성장경로가 한국에서의 중견기업 역할과 거의 흡사함을 알 수 있다. 일본 경제 컨세스(2021)에 의하면 9000개 중견기업 분포는 0.3%에 불과하다. 하지만, 일본 전체 매출액의 20%이며 전체 고용의 11%로 경제적 유발효과가 제일 큰 기업군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일본 정부도 중견기업이 성장과정에서 고부가가치형 산업과 기능을 주도하며 과감한 설비 투자, 연구개발(R&D) 투자, 인재 투자에 힘쓰길 기대하며, 지난 10년간 대기업을 상회하는 종업원 수, 임금총액 증가율을 주목했다.

또, 지역에 소재하며 역내외 구매액의 높은 구매력과 자사의 성장파트너들(중소기업, 대학, 스타트업)과 오픈이노베이션 및 산·학·연 주체로 인식한 것이다. 일본은 중견기업 정책을 체계적으로 구축해 원활하게 성장할 환경을 조성하고 중견기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의 증대를 통해 경제성장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일본 정부는 중견기업이 2030년 이후 평균 경제성장 목표의 4배(실질4%) 이상의 성장(부가가치 증가)을 실현한다고 보고 있다.

최근 우리 정부는 첨단산업의 기술확보를 위한 국가 경쟁력 제고가 핵심과제로 부상되고 있으며, 기업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정부 R&D 투자의 성공은 기업 R&D 참여의 경제적 유발효과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끌어 내는 지에 달려 있다고 본다.

정부 R&D 투자는 산업기술 환경변화에 '적기 대응→R&D를 통한 생산성 향상→기업경쟁력 제고'로 이어진다. 혁신성과 창출을 위해 대기업 위주의 R&D 편중 구조보다 대기업의 협력사이며 중소기업의 수요기업으로 경제의 가장 중요한 연계고리인 중견기업을 주목해야 한다. 중견기업 혁신성장을 통해 글로벌시장 진출과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성장사다리 역할에 필수적인 R&D 투자의 방향성 및 활성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기업 R&D 투자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기업 R&D의 과소·과잉 투자를 조정하며 국가 차원의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지원해야 한다. 기업들의 R&D 참여가 활발하도록 하는 정책수단으로 정부 R&D자금은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2025년 정부의 R&D자금은 29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조1000억원 증가했고 인공지능(AI) 및 머신러닝과 면역학, 비만치료제 등 제약바이오와 글로벌 R&D협력 플랫폼에 참여해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을 강화하고 혁신 및 도전형 R&D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으며 특히 AI·반도체, 첨단바이오,양자컴퓨터 등 3대 게임체인저 기술분야에 집중 투입될 예정이다.

정부의 R&D 투자는 기업이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고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민간투자가 더욱 활성화되고, 경제 성장과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R&D 투자에 따른 경제적 유발효과를 계산하는 방법으로 생산·부가가치·고용 유발효과를 들수 있는데 (1)생산유발효과는 R&D 투자액과 해당산업이 다른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포함한 산업 연관계수를 나타내며, (2)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R&D투자액 대비 특정산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 비율을 나타내고, (3)고용 유발효과는 R&D 투자액 대비 R&D투자 1억원당 창출되는 일자리 수를 의미한다.

경제적 유발효과 측정방식은 기업 규모 및 산업별 특성에 따라 상이하게 적용될 수 있다. 또, 기업 유형별로 다르게 나타나며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중 민간 투자 유발 효과가 가장 큰 기업은 지금까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견기업이 R&D 투자 유발 효과가 가장 크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

중견기업이 중소기업과 대기업보다 R&D 투자 대비 경제적 유발효과가 높은 이유로는 정부 지원 프로그램(예: World Class300 프로젝트)을 통해 R&D 투자 및 성과 확산이 촉진됐고, 대기업은 정부 R&D 자금 지원이 상대적으로 제한돼 효용성이 낮았다.

중소기업은 자금 부족으로 R&D 투자 유발 효과가 낮게 측정되는 반면 중견기업은 상대적으로 높은 자체 R&D 투자 능력을 보유하면서도 정부 지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특성이 있다. 글로벌 시장 진출과 기술 혁신의 가속화 측면에서도 중견기업은 중소기업보다 글로벌 시장 진출 의지가 강하고, 대기업보다 의사결정에 유연성이 있어 신기술 도입이 활발하다. R&D 투자가 기술혁신으로 직결되며, 이에 따른 산업 전반의 경제적 유발효과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중견기업의 경제적 유발효과가 큰 이유는 성장 단계, 자금 활용 효율성, 정부 지원, 기술 혁신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우리 정부가 R&D 투자를 통해 경제적 유발효과를 이끌고 민간투자를 활성화시키는 정책적 지원방안으로는 (1)세제 지원으로 연구 및 개발에 따른 세액 공제를 통해 기업이 연구개발 활동을 활발히 할 수 있는 R&D 세액공제로, 기업이 연구개발에 투자할 때 연구개발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 개발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할 수 있다.

(2)연구개발 특별금융지원과 공공·민간 자금을 모은 연구개발 펀드 조성으로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을 저금리로 대출해주고,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지원했으면 한다.

(3)기술 이전 및 상용화 지원:정부는 대학 및 연구기관에서 개발된 기술을 기업에 이전하는 프로그램으로 기업은 최신 기술을 도입하여 제품 및 서비스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연구개발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제품화하고 시장에 출시하는 데 필요한 자금, 인력, 마케팅 등을 지원해, 기업이 연구개발 성과를 신속하게 상용화하고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지원할수 있다.

(4)연구개발 인프라 구축 지원:정부는 기업과 연구기관 간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연구개발 활동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 센터, 실험실, 테스트베드 등의 인프라를 제공해 기업이 연구개발에 필요한 시설을 활용할 수 있게 한다.

(5)연구개발 인력 지원:정부는 연구개발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 및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우수한 연구개발 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한다. 이는 국내외 우수 인력을 대상으로 한 인센티브 제공, 연구개발 인력의 이주 및 정착 지원 등을 포함한다. 이를 통해 기업은 우수한 연구개발 인력을 확보하여 연구개발 활동을 더욱 활발히 진행할 수 있게 되며, 이는 민간투자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정부는 R&D 투자로 기업의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고 글로벌마켓에서 기업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산업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아울러 기업에서도 R&D 투자가 더욱 활성화되고 경제적 유발효과가 커지면 커질수록, 우리나라 경제 성장과 발전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오한석 한양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ohsim2004@gmail.com

〈필자〉2005년부터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서 기술개발센터장, 정책기획실장, 중견기업단장 등 국가연구개발 정책·기획·평가, 기술개발, 중견기업 육성 지원업무를 두루 수행했다. 현재 월드클래스기업협회 자문교수,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 비상임 이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청렴옴부즈만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2021년 5월부터 단국대 대학원 과학기술정책융합학과 전담교수로 근무했으며 2025년 3월부터 한양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6년 중견기업육성 유공 국무총리 표창, 2019년 소재부품기술개발 유공으로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