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테…아마테 뭐요? 우연히 본 뉴스에 말문이 막혔다. 그러니까 김건희 특검팀이 전성배씨의 법당을 압수수색했는데, 검찰이 빠뜨린 ‘비밀의 방’이 있었고, 불상 뒤에 숨겨진 그 방에 들어가 보니 일본 신인 아마테라스 신을 모시는 법당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전부터 소를 잡는 굿을 했네, 살을 날렸는데 실패했네 하는 풍문들이 돌았던 것을 생각해보면 사실 그리 놀랄 일은 아닐지도 모른다. 이러다 갑자기 마야 문명의 신을 모시는 신당이 등장해도 그러려니 할 판이다.
국가 운영과 권력 사용에 있어 별의별 주술과 미신이 관련됐을 수 있다는 정황이 놀라운 것이지, 한국 사회에서 미신에 대한 믿음 자체가 낯선 일은 아니다. 결혼 전에 궁합을 보거나 이사할 때 ‘손 없는 날’을 고르는 것은 예사다. 대기업 총수와 정치인들이 무속인을 신뢰한다는 이야기가 하루 이틀 일이 아니고, 젊은 세대에서도 재미로 신점과 사주를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방치된 믿음』(2025)에 따르면 운세 애플리케이션의 접속자는 주로 2030 세대로, 최근 몇 년간 2배 이상 증가해 월간 방문자 100만 명을 훌쩍 넘겼다.
책을 쓴 기자들은 우리 사회에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무속이 제대로 된 조사를 거친 적조차 없다는 사실을 비판하며, 이제 무속을 사각지대로부터 끌어낼 것을 제안한다. 대출 사기부터 성범죄까지 무속 관련 범죄가 매년 발생하는 동안, 국가무형유산인 12개 굿을 전수받은 보유자들은 경제적 문제에 시달린다. 유튜브에는 배우들이 연기하는 점사 영상이 인기를 끌고 그 영상을 보고 찾아간 사람이 얼떨결에 큰돈을 주고 신내림을 받는다. 인공지능과 기후위기와 경기 침체가 도래한 불확실성의 시대, 사람들의 취약한 마음이 위로를 넘어서는 범죄에 노출되지 않도록 세심히 들여다봐야 할 때다. 마음이 힘들고 아플수록 파고들어 이용하기 쉽기 마련이니까.
김겨울 작가·북 유튜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