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칭다오 항로 본격화…제주경제·물류에 지각변동 온다

2025-08-01

제주항에 57년 만에 국제 정기 컨테이너 화물선 항로가 개설되며 제주가 동북아 해상물류 허브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달 31일, 해양수산부가 제주-칭다오 간 항로 개설에 합의하고 이르면 오는 9월 초 첫 운항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신규 항로는 지난해 11월 중국 선사의 개설 요청 이후 8개월 간의 정부 간 협의를 거쳐 성사됐다. 앞으로 한중 정부의 최종 확정과 운영선사 평가, 해상운임 공표, 운항계획 수리 등의 절차를 거쳐 정기운항이 본격화된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우상호 정무수석, 전재수 해수부 장관 등 정부 고위 인사를 직접 만나 조속한 개설을 꾸준히 요청해왔다.

제주항은 1968년 무역항으로 지정됐음에도 국제 화물선이 단 한 척도 정기 취항한 적이 없었다. 이번 정기 노선 개설로 제주항은 개항 100주년을 앞두고 명실상부한 국제 무역항으로서 첫 발을 내딛게 됐다. 약 1,300년 전 동북아 해상교역의 중심지였던 탐라국의 위상이 현대적으로 부활하는 상징적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경제적 파급 효과도 상당하다. 제주도에 따르면 기존에는 수출입 화물을 부산항을 경유해 처리해야 했으나, 직항로를 활용하면 물류비가 1TEU(20피트 컨테이너)당 약 85만 원(41.6%) 절감되고 운송 시간도 최소 2일 이상 단축된다. 연간 물동량 기준으로 약 2,500TEU 처리 시 21억 원, 1만 TEU 이상이면 88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중소기업에도 호재다. 소규모 물량도 제주항에서 다른 화물과 함께 묶어 출하할 수 있어 수출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운송 불확실성도 줄어든다. 물류 환경의 개선은 향후 제주산 생수, 화장품 등의 직수출과 중국산 자재의 직수입 확대로 이어지며 지역 제조업 유치 및 일자리 창출 효과도 높일 전망이다.

제주도는 이번 항로 개설에 대비해 보세구역 지정, 컨테이너 하역 장비 배치 등 인프라 정비를 마쳤으며 도내 수출입 물량 확보를 위한 전담팀(TF)도 지난해 11월부터 가동해왔다. 1일에는 행정부지사 주재로 5차 회의를 열고 후속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오영훈 지사는 “이번 항로 개설은 지방정부의 전략적 외교와 경제 노력이 만들어낸 결실”이라며 “제주항을 글로벌 물류 플랫폼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본격적인 전환점”이라고 밝혔다.

헬로티 김재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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