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심 어린 조언일까, 아니면 그저 악담일까.
메이저리그(MLB) 통산 최다 홈런의 배리 본즈(61)가 올 시즌 투수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를 향해 부상을 피하려면 타격에만 집중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오타니를 ‘위대한 선수’라고 칭찬하면서도 자신의 시대에 뛰었다면 그렇게 홈런을 치고 도루를 하지는 못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본즈는 최근 팟캐스트에 출연해 “오타니가 지명타자로 지금처럼 잘하고 있는데 굳이 바꿀 필요가 없지 않으냐”면서 “다시 투수까지 한다면 신경 써야 할 일이 너무 많다. 다시 부상을 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타니가 굳이 투수를 하려고 한다면 불펜 투수로 뛰는 게 좋겠다”고 했다. 타자로 뛰다가 경기 중간 불펜으로 가서 몸을 풀기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반론이 나오자 “그러면 외야수로 뛰는 건 어떻겠냐”고도 했다.
오타니는 지난 시즌 지명타자로만 뛰었다. 2023년 9월 팔꿈치 수술 이후 투수로는 등판하지 않았다. 올 시즌 투수 복귀를 위해 준비해왔지만, 최근 다시 투수 훈련을 중단했다. 부상 우려가 있는 만큼 오타니가 타격만 집중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은 본즈 외에도 있다.
논란이 된 건 그 외 발언들이었다. 본즈는 “오타니가 우리 시대에 뛰었다면 1경기 홈런 2개를 치기 전에 머리 옆을 스치는 공을 1번쯤은 봤을 거다. 도루를 2번 했다면 누군가는 그의 무릎을 부러뜨려서라도 빠르게 달리지 못하게 했을 것이다. 그때는 그런 경기였다”고 했다. 본즈는 이어 “요즘 선수들은 타격을 더 잘해야 한다. 홈런을 치고, 방망이를 던지고, 유유히 베이스를 도는 걸 우리는 허용하지 않았다. 그랬다간 바로 병원 신세를 져야 했을 것”이라고 했다. 위협구와 보복구가 횡행했던, 자신들의 거칠었던 시대에 오타니가 뛰었다면 지금처럼 야구를 하지는 못했을 거라는 이야기다.
본즈의 이런 발언 직후 미국 ‘CBS스포츠’는 칼럼에서 “은퇴 선수들이 후배 세대를 깎아내리는 걸 보면 정말 짜증이 난다. 그렇게 불평하는 모습이 얼마나 볼품없고 불안해 보이는지 알아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CBS스포츠는 “옛날 야구가 더 힘들었다고 주장하려면, 요즘 투수들의 구위가 과거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요즘 투수들 구속이 훨씬 더 빠르고 변화구 움직임도 훨씬 더 강력하다”고 했다. 본즈가 전성기를 보낸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이 금지 약물이 횡행했던 시대라고도 지적했다. 본즈가 약물 논란의 대표적인 인물이라는 점을 꼬집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