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융권, 어려움 겪는 서민 위해 3년 간 7500억 풀었다 [2024 국감]

2024-10-23

서금원에 7441억 출연…은행 3369억

내년까지 요율 인상으로 더 늘어날 듯

"역대급 실적…이자 부담 덜어줘야"

금융권이 최근 3년 동안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한 금액이 75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와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이 많아지는 가운데, 금융당국 요청에 따라 상생금융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이는 빚조차 갚지 못하는 취약계층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반증이기도 한 만큼, 금융사들이이 서민들의 고통 분담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0월부터 지난 달까지 금융권이 서금원에 출연한 금액은 총 7441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이 336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저축은행 1025억원 ▲농협·수협·산림조합 936억원 ▲새마을금고 751억원 ▲보험사 555억원 ▲여신전문금융사 469억원 ▲신협 336억원 순이었다.

은행에서는 KB국민은행이 570억원을 내놓으며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신한은행 480억원 ▲NH농협은행 438억원 ▲하나은행 363억원 ▲전북은행 359억원 ▲우리은행 331억원 순이었다.

보험사에서는 삼성생명이 218억원으로 최대였다. 이어 ▲삼성화재 108억원 ▲한화생명 64억원 ▲현대해상 38억원 ▲교보생명 33억원 순이었다.

카드사에서는 신한카드가 80억원을 내놓으며 많이 납부했다. 그 외 ▲KB국민카드 60억원 ▲삼성카드 54억원 ▲롯데카드 42억원 ▲현대카드·현대캐피탈 각각 39억원순으로 나타났다.

금융사가 내놓는 출연금은 햇살론 등 서민금융상품 재원으로 활용된다. 서금원은 불법사금융 피해 우려가 있는 저신용자들을 위해 서민금융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금융권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상생금융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올해 초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은 1조5000억원을 투입해 약 187만명의 개인사업자에게 '이자 캐시백'을 시행했다.

보험사들도 올해 초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시작으로 고금리 저축보험과 연금보험을 출시하는 등 상생 기조에 발 맞춰왔다. 실적 악화 늪에 빠진 카드사들도 대출 금리 인하 등 약 2조원 규모의 상생금융안을 내놓은 바 있다.

이런 와중 금융당국은 지난 달 정책서민금융 기반 마련이라는 명목으로 금융사들의 서금원 공통출연요율을 인상했다.

금융사들은 공통출연요율과 차등출연요율을 기반으로 서금원에 돈을 내놓는다. 공통출연요율은 업권 모두 동일한 반면, 차등출연요율은 대위변제금액과 출연금 납부 금액을 고려해 0.5~1.5% 수준으로 금융기관별로 상이하다.

그간 금융사들의 서금원 공통출연요율은 0.03%였으나 은행권은 0.035%로, 보험·상호금융·여전·저축은행업권은 0.045%로 공통출연요율을 내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올랐다.

요율을 0.01%포인트(p) 올리면 금융권 전체 연간 출연금은 900억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의 경우 0.005%p 올라 은행의 출연금은 연간 1300억원에서 1700억원 안팎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럼에도 서금원 출연의 비중이 큰 은행들이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 아래 대출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해온 만큼, 적극적으로 서민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은행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대출금리를 인상해 온 만큼, 가산금리를 낮춰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도 "고금리·고물가로 인해 서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금융권이 선제적으로 서민금융 지원에 나서주길 바란다"며 출연금 중 차등출연요율이 회사별 신용보증 잔액과 대위변제율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출연금의 증가는 국민들의 채무상환능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도 금융권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민생경제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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