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금융업 성장 年 8% '인도'에서 경쟁 불붙었다

2024-10-21

국내 은행들이 높은 성장률로 전 세계 금융사들이 모이고 있는 인도 시장 선점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간 인도 진출이 더뎠던 KB국민은행이 한 번에 두 곳을 동시에 신설하고, 지난 9월에는 우리은행이 인도 내에 지점 두 곳을 새로 열면서 현지에서 국내 은행들의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 인도 주요 경제 중심지인 첸나이와 푸네 지역에 신규 지점을 열었다. 이는 지난 2019년 구루구람 지점 개점한 이후 5년 만이다. KB국민은행은 이번 지점 신설로 인도 내 총 3개 영업점을 구축하게 됐다. KB국민은행은 "첸나이는 인도 남부의 상업 및 제조업 허브이며, 푸네는 IT·바이오 등 첨단 기술의 중심지로 꼽히는 곳으로 한국 주요 기업들과 글로벌 기업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며 "앞으로 지역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금융 솔로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도 성장률 7.2%, 전 세계의 2배 이상···금융업 매년 8% 이상 성장 '노다지'

인도는 인구 14억4000명에 평균 나이 26살의 젊은 노동력을 바탕으로 매년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주 인도 대사관은 '2024년 상반기 인도 경제 동향' 보고서를 통해 인도의 지난해 2023년 2분기부터 2024년 1분기까지 GDP(국내총생산) 경제성장률은 8.2%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7.8% 수준이다.

금융은 인도의 성장세를 견인하는 산업 중 하나다. 인도의 분야별 성장률을 보면 건설과 제조업이 각각 9.9%, 금융·부동산이 8.4%, 공공행정 부문이 7.8%로 집계됐다. 향후 성장률 전망도 밝다. 인도중앙은행(RBI)은 민간 소비 증가와 농촌 지역 수요 회복에 따라 2024년 4월에서 2025년 3월(2024/25년)의 GDP 성장률 전망치를 7.2% 수준으로 보고 있다. IMF가 전망한 2024년 전 세계 GDP 성장률 추정치(3.2%)의 2배 이상인 셈이다.

글로벌 금융기관도 인도의 2024/25년 성장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구체적으로 IMF는 인도 성장률을 6.8%, 월드뱅크(World Bank) 6.6%, ADB 7.0%, 모건스탠리 6.8%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정학적 이점도 크다. 우선 인도를 거점으로 파키스탄, 네팔,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 서남아시아 진출을 쉽게 할 수 있다. 또한 최근 벌어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다만 9월 인도의 소비자 물가지수가 식품 가격 급등으로 5.49%를 기록하는 등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리스크로 꼽힌다. 그럼에도 국내은행은 성장률이 높은 신흥 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여전히 높게 점치고 있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현재 한국의 성장률은 많이 봐야 3% 초반 수준"이라며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역성장의 가능성을 항상 안고 있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높은 나라로 진출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현재 6개 거점 '최다 지점'···우리·국민 올해 2곳 추가하며 바짝 추격

이같은 인도의 가능성을 보고 가장 발 빠른 진출을 한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1996년 인도 뭄바이에 첫 지점을 내고 △뭄바이 △뉴델리 △푸네 △푸나말리 △아메다바드 △랑가레디 등 6곳으로 사세를 확장했다. 이는 국내 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지점 수다.

우리은행이 △첸나이 △구르가온 △뭄바이 지점에 이어 지난달 푸네와 아메다바드에 지점을 신설하면서 신한은행을 바짝 쫒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푸네지점과 아메다바드지점 추가 개설은 인도 시장에서 우리은행의 전략적 입지를 다지는 중요한 계기로 현지 기업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질세라 KB국민은행은 2019년 문을 연 구르그람 지점에 이어, 오늘(21일) 첸나이와 푸네 지역에 새로운 지점을 개설했다. 하나은행은 현재 첸나이와 구르그람 지점을 운영 중이며 올해 2개 지점을 새롭게 연다는 계획이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노이다 지점을 선보이며 인도 첫발을 들였다.

이미 인도에 진출한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현대글로비스, 기아, CJ 등 국내 대기업들은 은행들의 주요 고객이다. 최근 인도 정부는 AI 인프라에 12억 달러를 투자하고, 배터리 국내 생산에 힘을 주고 10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계획을 추진하면서 국내 기업들은 인도 증시 상장을 발표했다. 대표적으로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은 22일 기업공개(IPO)가 예정돼 있고, LG전자 인도법인도 IPO를 준비 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도의 성장세가 빨라지면서 최근 현지 진출 기업은 물론 관련 설명회까지 많아지는 추세"라며 "은행들은 인도를 제2의 생산지로 삼을 계획인 우리 기업들의 금융업을 지원하는 동시에, 국내 금융산업의 우수한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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