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기한 임박한 우유 지급에 학부모들 ‘황당’

2025-09-04

다자녀를 대상으로 무상 지급되는 우유를 두고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유 공급업체에서 소비기한이 짧은 우유를 보내면서 우유 ‘섭취’가 아닌 ‘처리’가 돼버렸기 때문이다.

전북특별자치도의 자체 사업인 ‘학교우유급식 확대지원사업’은 세 자녀 이상을 둔 가정에 무상으로 우유를 지원한다.

여기에는 도비 9억7천200만원(30%), 시군비 22억6천800만 원(70%)으로, 총 32억4천만 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세 자녀 가구의 학생 1인당 1년에 총 250개의 우유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 해당 사업은 학교에서 입찰을 통해 업체와 직접 계약을 하면 해당 업체는 지자체로부터 보조금을 받게 된다. 이 보조금은 전북자치도로부터 받는 예산으로, 교육지원청과 전북교육청은 수요조사 등 사업 안내의 역할 등으로 나뉘어 추진되고 있다.

이에 자녀 1인당 2박스씩 총 48개의 우유가 지급돼는데, 이 과정에서 최근 우유의 소비기한이 다소 짧은 것이 배달돼 문제가 불거졌다.

실제 세 자녀를 둔 전주시민 A 씨는 최근 다자녀 가정을 대상으로 무상 지급되는 우유를 받고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지난 3일 받았던 48개의 멸균우유의 소비 기한은 오는 10월 29일까지로, 두 달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

A 씨는 “이미 집에는 다른 두 아이 몫으로 4박스의 우유가 와있는 상황인데, 소비기한까지 짧은 우유를 보내니 당황스러웠다”며 “해당 업체에 문의했더니 ‘하루에 하나씩 먹으면 문제가 없지 않느냐’라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고충을 겪는 학부모는 A 씨뿐만이 아니었다.

전북 지역 맘카페에는 소비기한이 짧은 우유를 받아 곤란해하는 학부모들의 글들이 쇄도했다.

해당 카페에는 ‘아이 3명 몫의 우유를 받았는데 6세트 전부 두 달도 안 되는 우유더라. 재고 떨이하는 것 아니냐’, ‘소비기한이 두 달도 안 남은 걸 어떻게 다 먹느냐. 6박스에 지난번 유유까지 총 9박스다. 우유를 받아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또 ‘매번 반갑게 받았지만, 이번에는 처리하는 게 더 힘든 것 같다’, ‘아무리 다자녀라도 한 달에 6세트를 시켜 먹지는 않는데, 차라리 치즈 등의 다른 유제품으로 받으면 좋겠다’며 토로했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우유 공급 업체 관계자는 “국내산 멸균우유의 경우 소비기한을 두 달 반에서 3개월가량으로 하고 있다”며 “대리점에서 물량을 주문하면 본사에서 직접 택배사를 통해 배송하기 때문에 확인이 늦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경우는 본사에서 우유를 보내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다시 회수 후 재발송하면서 더 늦게 발송됐고, 이 과정에서 시간이 더 소요돼 소비기한에 더 임박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하루에 1개씩 우유를 먹는다고 하면 48개의 우유를 60일 안에 먹을 수 있지 않겠느냐”며 “문의를 해 온 일부 학부모들에게 교환해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교환해 다시 우유를 보내더라도 2주 정도가 소요되고, 다시 보내는 우유들의 소비기한 또한 현재 받은 우유와 며칠 차이가 없는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전북자치도는 공문을 통해 업체에 소비기한 등에 대한 안내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전주시 관계자 또한 “업체와 교육지원청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며 “불편이 없도록 보다 세밀하게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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