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자지구에 포성은 멈췄지만, 평화는 멀었다. 이스라엘과 휴전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주민을 처형하고 경쟁세력과 충돌하며 통제권 사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하마스가 지난 10일 휴전 발효 후 가자에서 자신들에 도전한 세력을 단속하면서 최소 33명을 처형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과 인질·수감자를 각각 석방해 교환한 13일엔 하마스로 추정되는 복면을 한 무장 대원들이 최소 7명의 남성을 거리에서 무릎 꿇게 한 뒤 기관총으로 처형하는 영상이 SNS에 올라왔다. 영상 속 주민들은 처형당한 이를 ‘부역자’로 불렀다.
하마스는 휴전 후 가자 전역에서 배신자 색출에 나서고 있다. 하마스와 연계된 텔레그램 채널 ‘팔레스타인 홈 프런트’는 전날 “적의 간첩 활동과 저항세력 대원의 암살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진 여러 부역자와 정보원이 가자시티에서 체포됐다” 고 밝혔다. 하마스는 11∼12일 가자 남부의 유력 세력인 두그무시 가문과 교전을 벌여 양측에서 최소 27명이 사망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구상한 ‘가자 평화 2단계’ 골자인 하마스의 무장해제와 가자 통치 배제가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트럼프도 하마스 무력을 인정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하마스가 경쟁세력을 공격하고 경찰 조직을 만든다는 보도에 대해 “그들은 문제를 멈추길 원한다고 말해왔다”며 “일정 기간 (치안 유지 활동을) 승인해줬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송환을 약속했던 시신 28구 가운데 단 4구만 돌려줬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