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산자이 쿠마르 인도 텔랑가나주 부주지사
인도 텔랑가나주가 한국 지방자치단체들과의 전략적 협력 강화에 나섰다. 산자이 쿠마르 텔랑가나주 부주지사(산업·상업·정보기술부 특별수석차관)은 방한 기간 동안 “양국은 상호보완적 강점을 바탕으로 미래 산업과 글로벌 공급망을 함께 주도할 수 있다”며 장기적 협력 의지를 밝혔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이다.
-이번 한국 방문의 주요 목적은.
▲한국 방문 목적은 분명하다. 아시아의 미래를 이끌어갈 두 혁신 중심 경제 간의 교량을 구축하는 것이다. 텔랑가나는 'Telangana Rising 2047' 비전을 세우고 10년 내 1조달러, 2047년까지 3조달러 경제를 달성해 인도 GDP의 10%를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도약은 고립적으로는 불가능하며, 첨단 기술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가와의 파트너십이 필요하다. 한국은 반도체, 자동차, 조선, 바이오테크, 인공지능(AI) 등에서 세계적 리더로 성장해 왔고, 텔랑가나는 생명과학, 디지털 혁신, 항공우주, 청정에너지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양국이 함께한다면 정밀함과 민첩함이 결합해 새로운 산업과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하이데라바드 제놈밸리의 특징과 강점은.
▲제놈밸리는 인도 최초로 체계적으로 조성된 생명과학 연구개발(R&D) 및 청정 제조 클러스터다. 약 2000에이커 규모에 200여 개 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2만5000명 이상의 전문가들이 근무하고 있다. R&D부터 CRO·CDMO 서비스, 대규모 백신 생산까지 엔드투엔드 생태계를 갖춘 점이 특징이다. 세계 백신 생산량의 3분의 1을 담당하며, 유전체학, 합성생물학, 세포·유전자 치료 등 최첨단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또한 정부의 적극적 정책과 산학 협력, 글로벌 연결성이 뒷받침돼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생명과학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제약 및 바이오 분야에서 한·인도 협력의 시너지는.
▲한국은 CDMO 서비스, 바이오시밀러, 자동화 생산 시스템에서 글로벌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인도의 하이데라바드 게놈 밸리는 백신과 바이올로직스 생산 허브로서 방대한 과학 인력과 비용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양국의 강점을 결합하면 세포·유전자 치료 공동 플랫폼 구축, 합리적 가격의 바이오시밀러 공동 개발, 임상 연구 협력 확대, 글로벌 공급망 강화 등 다양한 협력이 가능하다. 이는 양국뿐 아니라 전 세계 보건 수요에도 기여할 수 있다.
-한국을 BioAsia 2026에 초청한 이유와 기대하는 성과는.
▲BioAsia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생명과학 및 헬스테크 컨벤션으로, 지금까지 2만건 이상의 비즈니스 미팅과 30억달러 이상의 무역·투자 기회를 창출했다. 내년 2월 16~18일 열린다. 한국은 바이오시밀러와 첨단 제조 기술에서 세계적 리더로 평가받고 있다. 게놈 밸리는 '세계의 백신 수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BioAsia에 참여한다면 바이올로직스·백신 합작, 첨단 기술 협력, 연구기관-산업 간 교류 확대가 가능하다. 나아가 한국과 인도가 글로벌 보건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임을 세계에 알릴 수 있다.
-인천 및 화성과의 교류·협력에서 우선순위는.
▲인천 송도는 글로벌 CDMO 허브이고, 화성은 반도체와 정밀 제조의 중심지다. 텔랑가나는 이들과 결합할 수 있는 세 가지 우선 협력 분야를 설정했다. 첫째는 바이올로직스와 백신, 둘째는 반도체와 전자제조, 셋째는 세포·유전자 치료와 AI 헬스케어, 스마트 제조 등 첨단 기술이다. 또한 반도체 설계, 임베디드 시스템, 배터리 기술, 에너지 케이블, 발전 자동화 분야에서도 협력 기회가 크다.
-이번 미팅에서 로오딘(LORDIN)의 역할은.
▲로오딘은 한국을 대표하는 딥테크 기업으로, OLED 소재와 디바이스 분야에서 세계적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인도 제놈밸리의 '신덴타(Synthenta)'와 협력해 인도 최초 OLED 소재 R&D 공장 설립 기반을 마련했다. 이는 단순한 기술 이전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에 기여한다. 로오딘은 양국이 함께 차세대 소재를 공동 개발하는 중요한 주역이다.
-한국 기업과 연구기관에 전하고 싶은 말은.
▲한국은 정밀함과 첨단 기술에서 전 세계적으로 존경받고 있다. 텔랑가나는 생명과학, 전자, 디지털 혁신이 융합된 인도의 가장 역동적인 주다. 한국의 KAIST, ETRI와 인도의 IIIT-H, T-Hub, CCMB 등 연구기관 간 공동 R&D를 적극적으로 제안한다. 이를 통해 디지털 헬스, AI 신약 개발, 스마트 제조, 청정에너지 분야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다. 텔랑가나는 인도에서 한국의 게이트웨이가 될 준비가 돼 있다.
김정희 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