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사이언스] 사건지평선망원경 뛰어넘는 블랙홀 관측위성, 한국서 나올까

2025-02-08

샤샤 트리페 교수, 위성 4기로 블랙홀 관측 '카펠라' 제안천문학회, 천문학장기발전계획 수립해 3월 중 우주청에 제출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2019년 전 세계 전파망원경을 연결한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HT)이 처음 선보인 M87 은하 중심 블랙홀의 첫 모습은 인류를 놀라게 하기 충분했지만, 여전히 천문학계는 한계가 있다고 여기고 있다.

전파망원경의 해상도는 망원경의 크기가 클수록, 관측하는 전파의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좋아지는데, EHT 크기는 지구 행성으로 한정되는 데다 고주파수 관측은 대기 중 수증기가 가로막기 때문이다.

8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샤샤 트리페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연구팀은 위성 전파망원경 4기를 지구 저궤도에 띄워 블랙홀을 관측하는 '카펠라' 위성군 아이디어를 최근 논문 사전 공개사이트 '아카이브'를 통해 공개했다.

카펠라는 고도 450~600㎞를 도는 500㎏ 이하 4개 위성으로 구성되며 3m 이내 크기 거울을 장착해 전파망원경으로 활용한다.

위성이 하루에 여러 차례 지구를 돌면서 블랙홀을 측정하기 때문에 관측 장소가 전파망원경 설치 장소로 한정된 EHT와 달리 빈틈을 없앨 수 있는 게 장점이다.

EHT가 345㎓ 전파 관측을 통해 M87 블랙홀 해상도를 높인 연구 결과를 지난해 8월 국제학술지 '천문학 저널'에 발표했는데, 카펠라는 690㎓를 관측할 수 있어 더욱 해상도를 높일 수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정태현 한국천문연구원 KVN 그룹장은 "해상도가 높아지면 블랙홀 주변 내부에서 나오는 빛을 볼 수 있다"며 "과학에서 원하는 건 사건의 지평선에서 보이는 광자 고리까지 특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펠라에 관한 아이디어는 지난 5일 한국천문학회 내 천문학자들이 모여 진행한 워크숍에서도 소개됐다.

한국천문학회는 최근 우주항공청 탐색연구과제로 천문학장기발전계획 수립 연구를 진행 중으로, 지난 5일부터 사흘에 걸쳐 워크숍을 열어 천문학계의 의견을 모았다.

정 그룹장도 미국 하버드 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 센터(CfA)와 함께 위성 1기를 띄워 차세대 EHT 망원경과 공동 관측하는 '블랙홀 익스플로러' 계획을 소개하는 등 새로운 천문학 관측 아이디어들이 소개됐다.

천문학회는 우주망원경 외에도 다양한 분야 장기발전계획을 모으고 있으며 관련 내용은 3월 중 우주청에 제출될 예정이다.

shjo@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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