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기한 넘겼던 회계 보고서 전날 美 당국에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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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미국 서버 제조업체 슈퍼마이크로 컴퓨터(이하 슈퍼마이크로) 주가가 26일(현지시간) 20% 가까이 폭등하고 있다.
미 동부 시간 이날 낮 12시 38분(서부 오전 9시 38분) 뉴욕 증시에서 슈퍼마이크로 주가는 전날보다 19.22% 급등한 54.29달러에 거래됐다.
수개월간 지연됐던 연례 회계 보고서 제출 기한이 임박하면서 전날 주가가 10% 이상 급락했다가 이날에는 그 이상 상승하는 등 주가는 급등락하고 있다.
이날 폭등은 슈퍼마이크로가 그동안 끌어왔던 연례 회계 보고서를 미 금융당국에 제출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슈퍼마이크로는 전날 장 마감 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2024 회계연도 연례 보고서와 2025 회계연도 두 분기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2024 회계연도는 2023년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였지만, 슈퍼마이크로는 지난해에 회계 보고서를 기한 내에 제출하지 못했다.
여기에 회계 조작 의혹까지 불거지며 논란이 커졌다.
나스닥은 급기야 규정 미준수로 슈퍼마이크로에 연례 보고서를 제출하거나 규정 준수를 위한 계획을 지난해 11월 18일까지 제출하라고 최후 통첩을 보냈다.
슈퍼마이크로는 가까스로 규정 준수 계획서를 제출하면서 연례 보고서 제출 기한을 다시 이달 말까지 연장받았고 결국 전날 뒤늦게 제출한 것이다.
슈퍼마이크로의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 BDO는 보고서에서 "2024년 6월 30일 기준 회사의 연결재무제표가 모든 중요사항에 대해 공정하게 재무 상태를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계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상장폐지 우려를 해소했다는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이번에도 제출하지 못하면 상장이 폐지될 수 있는 위기였다.
지난해 12월에는 회계 조작 의혹 규명을 위해 자체적으로 구성한 특별위원회가 "회계 문제와 관련해 경영진이나 이사회가 사기나 위법 행위를 했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슈퍼마이크로는 데이터센터용 서버 제조업체로, AI 열풍의 최대 수혜 주 중 하나로 꼽혀왔다.
전 세계 AI 칩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엔비디아의 최신 칩을 장착한 서버를 공급하면서 주가는 급등했다.
2018년 말 13.80달러(1대 10 액면분할 전)였던 주가는 매년 상승해 지난해 3월에는 장중 1천229달러를 찍기도 했다.
taejong75@yna.co.kr(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