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중국 현지에서 대규모 K팝 콘서트가 열린다는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면서, 한한령 본격 해제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현실화될 경우 하반기 K팝 아이돌 그룹의 투어가 중국 본토로 확장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먼저 국내 가수들이 출연하는 드림콘서트가 만리장성을 넘어 중국 하이난성, 홍콩 스타디움에서 개최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오는 9월과 19월 개최를 예정 중인 이 공연은 4-5만 명의 관객을 수용하는 대규모 한류 콘서트로 성사될 경우 사실상 한한령 전면 해제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뒤이어 2일에도 중국 관영방송 중국중앙(CC)TV가 올해 하반기 K팝 아이돌 그룹을 다수 초청해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등 중국 대도시 6곳에서 대규모 한중 합작 공연을 기획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내외 이목이 집중됐다.
CCTV에서 공문을 실제로 보냈는지 사실 여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으나, 현지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국내 대형 기획사에 K팝 아이돌 그룹 및 국내 가수들의 공연을 타진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중국 당국의 K팝 공연 허가 여부다. 앞서 중국 본토에서 첫 한국 가수의 단독 공연 소식을 알린 이펙스의 경우 1100명 규모의 중소규모 공연인데다, 중국 지방정부인 남동부 푸젠성 푸저우시의 허가를 받아 콘서트를 열었다. 하지만 수 만명이 운집하는 대규모 공연의 경우 중국 중앙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내 대형 엔터 업계에선 진위 파악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중국 당국이 '한한령'이 지금껏 공식적인 실체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던 만큼, 해제와 관련한 언급 자체도 쉬쉬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특히 뉴스핌이 확인한 다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CCTV에서 추진하는 K팝 그룹 초청 한중 합작 공연 개최도 아직 확정된 게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엔터업계 관계자는 "3년 전에도 비슷한 행사가 추진되다가 무산된 적이 있다"면서 "중국 당국에서 허가를 내줄 지 관심이다. 그러나 최근 여러 가지로 교류 확대하려는 분위기가 있는 만큼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공연에 대해 중국 당국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오는 10월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년 만에 한국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양국 문화산업 종사자들의 기대치가 높다.

대형 연예 기획사 A의 관계자는 "당국의 허가조치가 나고 국내 유명 그룹이 한 팀이라도 대규모 공연을 성사시킨다면 얼마나 좋겠나 싶다. 다만 그 첫 번째가 누가 될지 예측할 수 없고 무엇이든 조심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어느 팀이라도 한한령을 뚫는다면 그것이 신호탄이 돼서 당연히 언제가 됐든 중국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며 "현지 대관과 다양한 사정을 고려해 준비 시간이 걸릴 수는 있지만 중국으로 투어를 확장하고 싶은 바람은 모든 회사들이 같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대형 엔터 회사 B 관계자는 "지난 3~4년간 해제된다는 기대감은 계속 있었지만 실제로 한국 가수의 공연이 성사되지 않아 여전히 어떤 것도 아직은 확신할 수 없는 신중한 입장"이라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