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소규모 들녘 경영체, 희망의 소농 협력모델이 되려면

2025-08-29

[전남인터넷신문]요즘 농업 현장에서 가장 크게 부각되는 문제는 인건비 상승이다. 주유소에서 셀프 서비스가 늘어난 이유도 인건비 절감을 위한 경영 전략의 결과이듯, 농업도 마찬가지다. 농업은 노동에 의존하는 구조가 강한 만큼 인건비 상승은 곧 생산비 증가로 이어지고, 소규모 농업인일수록 부담은 더 크게 다가온다.

기계화와 자동화가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소농의 현실은 다르다. 경지 면적이 적어 기계 활용률이 낮고, 감가상각비 비중이 커져 오히려 경영에 부담이 된다. 그래서 지자체에서는 농기계임대사업소를 운영하고 있으나 대형 기계의 운영 등에 한계가 있다. 또한 외국인 노동자를 활용하고 있는데, 외국인 노동자의 인건비도 상당히 상승해 규모 축소를 하거나 작물 재배를 포기하는 소농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최근 전라남도가 추진하는 ‘2026년 소규모 들녘경영체 지원사업’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공동영농이 가능한 20헥타르 이상 30헥타르 미만의 집단화된 농지를 보유한 경영체를 대상으로 최대 3억 원 규모의 시설·장비, 교육, 경영 컨설팅을 지원하는 이번 사업은, 소규모 농업인이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를 협력과 집단화를 통해 풀어가려는 시도다. 특히 논 타작물 재배단지를 우선 선정한다는 점에서 쌀 과잉 문제를 줄이고 식량 자급률을 높이려는 방향성이 분명하다.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소농의 지속 가능성은 결국 협력과 공동체적 기반 위에서 가능함을 알 수 있다. 대만은 평균 농지 면적이 한국보다도 작지만, ‘농기계 은행’ 제도를 통해 정부가 기계를 구입해 마을 단위로 대여하고, 농민은 저렴한 사용료만 내면 된다. 청년 귀농인에게는 공동체의 기계와 시설을 활용할 수 있게 하고, ICT 기반의 스마트 농업 기술로 경쟁력을 높이게 한다.

일본은 또 다른 해법을 보여준다. 소농이라도 생산만으로 끝내지 않고 가공, 관광, 체험을 결합한 6차 산업화를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한다. 포도를 재배하면서 와인을 생산하고 농촌 관광을 병행하는 농가는 면적이 작아도 높은 소득을 올린다. 또한 농작업 대행 서비스가 활발해, 소농은 기계를 구입하지 않아도 파종, 수확을 위탁할 수 있고, 대행 조직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다. 이처럼 소농의 어려움은 국제적으로 비슷하지만, 협력 모델을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남도의 이번 사업은 이러한 해외 사례와 맞닿아 있다. 다만 단순히 재정 지원에 그쳐서는 안 된다. 법인 설립만으로 협력이 지속되는 것은 아니기에 참여 농가 간 신뢰와 운영 리더십이 중요하며, 전문 농작업 대행 조직과 연계할 때 효율성이 극대화된다. 또 무엇보다 청년 농업인의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 이번 사업이 기존 고령 농민들의 경영 안정을 돕는 차원을 넘어, 미래 세대에게 안정적인 농업 기반을 제공하는 계기가 될 때 그 성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

소규모 농업인은 대면적의 미국이나 유럽의 농가와는 달리 우리 농업의 뿌리이자 농촌 사회의 버팀목이다. 그러나 인건비 상승과 기계화의 벽 앞에서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다. 그렇기에 소농에게는 개별 농가 단위의 경쟁이 아니라 협력과 집단화를 통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

전남도의 ‘소규모 들녘경영체 지원사업’은 그 가능성을 열어주는 출발점이다. 해외에서 이미 확인된 것처럼, 공동체 기반의 협력, 서비스화, 그리고 청년 세대의 참여라는 세 가지 축이 잘 어우러진다면, 소농은 더 이상 쇠퇴하는 주체가 아니라 시대에 맞게 변모하는 지속 가능한 농업의 핵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5. 전략작물 산업화 지원과 전남의 논작물 전환 방향.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5-06-09).

허북구. 2025. 나주 산포면 원예농업, 외국인 노동 의존의 시사점.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5-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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