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암 발생자 수가 고령화 영향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암 사망률은 지난 23년 동안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암검진사업을 통한 조기 발견과 수술·항암제 등 치료기술 고도화, 국가 차원의 암 관리체계가 맞물리며 한국 암 치료 성적이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대한암학회가 18일 발간한 '암연구동향 보고서 2025'에 따르면 국내 암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246.2명(2001년)에서 147.6명(2023년)으로 23년간 4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암 사망률은 연평균 2.4%씩 꾸준히 줄어들며 장기적인 하락 추세를 이어갔다.
암 발생자 수가 꾸준히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치료 성과는 뚜렷하게 개선됐다. 2022년 기준 국내 신규 암 발생자는 28만2047명으로, 2000년 대비 약 18만명 늘었다. 암을 한 번이라도 진단받고 생존해 있는 암 유병자는 258만8079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5%를 차지했다. 특히 65세 이상에서는 암 유병률이 14.5%에 달해, 고령 인구 7명 중 1명은 암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암 치료 성적은 국제 비교에서도 최상위권으로 평가됐다. 국내 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2000년 46.5%에서 2018년 71.7%로 25.2%포인트 향상됐다. 발생 대비 사망 비율(M/I ratio)을 보면 위암과 대장암, 유방암 등 주요 암종에서 한국은 세계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OECD 자료를 기준으로 한 암 생존율 비교에서도 한국은 위암과 대장암에서 1위, 폐암에서도 상위권을 유지했다.
성별로 보면 암 사망률 감소 흐름은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김태용 대한암학회 홍보위원장(서울대학교병원 종양내과)은 “암 사망률은 남녀 모두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면서 “흡연율 감소, 조기 진단 확대, 치료 접근성 개선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성별과 관계없이 암 사망 위험이 구조적으로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암 사망률 감소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국가 암검진사업이 꼽혔다. 우리나라는 위암·간암·대장암·유방암·자궁경부암·폐암 등 6대 암종을 대상으로 국가 암검진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암검진 수검률은 2004년 14.8%에서 2023년 55.9%로 41.1%포인트 상승했다.
연구 역량 측면에서도 한국은 세계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4년 기준 글로벌 암 임상시험 수행 국가 순위에서 6위를 기록했으며, 특히 폐암과 간·췌담도암 분야에서는 글로벌 3위 수준에 올랐다.
대한암학회는 “암 발생은 고령화로 계속 늘어나겠지만, 조기검진과 치료 고도화, 국가 차원의 관리 체계가 유지되는 한 사망률 감소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며 “앞으로는 예방·조기 진단·치료·생존자 관리까지 아우르는 전주기적 암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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