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욱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전문위원(경영학 박사)
우리나라 상당수 중장년은 퇴직 이후에도 일(job)을 희망한다. 퇴직 이후 장기간 10년, 15년 이후에도 일을 희망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통계청(2024년 5월 기준) 자료에 따르면 55세에서 79세 고령층(1,598만 3천 명) 중 장래에 일하기를 원하는 고령층은 69.4%이며, 근로 희망 사유로는 생활비에 보탬이 됨, 일하는 즐거움 순으로 나타났다. 근로 희망 평균 연령은 73.3세이다.
중장년은 퇴직 이후, 일을 대하는 생각이 다양하다. 이제부터 일보다는 개인의 여가 및 취미 활동, 봉사 활동을 하며 인생 후반을 즐기고 싶다고 말하는 중장년도 종종 있다. 그리고 원하는 시간에 근로를 제공하고 임금에 대한 눈높이도 기꺼이 조정할 준비도 되어있다.

이와는 정반대로 이전의 경력과 경험을 최대한 살려 장기적으로 일하고 싶어 하는 중장년도 상당수다. 그들이 일을 하는 이유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경제적으로도 가정에 보탬을 주고 싶다고 말한다.
이처럼 노동시장에서 장기간 일을 희망하는 중장년 구직자라면 특별히 출발선에서 요구되는 중요 요소가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경력관리다. 사례를 통해 자세히 살펴보자.
중장년 A 씨는 대기업에서 퇴직했다. 제조업 분야에서 엔지니어로 경력을 꾸준히 쌓아왔다. 퇴직 직전에는 전반적인 관리 업무도 수행했다. 필자의 기억에 당시 그를 처음 만났을 때 퇴직을 앞두고도 차분함을 잃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이력서와 경력기술서를 작성하고 여러 군데 구직 서류를 제출하였다. 그리고 서치펌(search firm)에도 적극적으로 연락하며 헤드헌터와 교류하였다. 무엇보다 경력기술서에는 제조업 분야 경력이 핵심적으로 어필되었다.
그는 퇴직 이후에도 꾸준히 중견기업, 중소기업에서 기술 및 노하우 전수를 하고 있다. 최근 궁금하여 전화 통화를 해 보니 당시 대기업 퇴직 이후 지금이 세 번째 직장이라고 한다.

가끔 공부하러 서울에도 간다고 한다. 자기개발과 네트워킹을 꾸준히 이어가며 노동시장에서 자신을 계속 드러내고 있었다. 그는 퇴직 이후 단 한 번의 공백기 없이 자신의 커리어를 성공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다음은 중장년 B 씨를 만나보자. 그는 퇴직 이후 자신을 특정 조직에 묶기보다는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경력을 확장해 나갔다. 그는 명함을 여러 개 보유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고문, 자문, 임원 등 여러 형태의 직함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
퇴직 이후 자신이 몸담았던 관련 기관의 고문으로 2년간 일했고, 이를 곁에서 지켜본 후배가 자기 기업의 일을 도와달라고 부탁하여 이동하였다. 후배 기업에서 일하는 동안 월급은 직원들 밥 사는 데 쓴다고 강조하였다.
그는 후배들을 가르치려 들기보다 동료처럼 편하게 지원했다. 이런 태도 덕분에 중소기업 직원들 사이에서 신뢰도가 매우 높았다. 직원들이 모두 그를 좋아했다. 그러면서도 대외 활동을 멈추지 않고 다양한 기관에 자문으로 활동하였다. 지금도 그를 만나려면 적어도 1개월 전에 연락해야만 한다.
두 사례 주인공의 차이점은 중장년 A 씨는 퇴직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풀타임으로 일을 하고 있고, 중장년 B 씨는 근로 시간이 획일적이지 않고 보다 유연한 형태이다.
그들의 공통점은 퇴직 이후 공백기가 없이 퇴직 이전 경력을 바탕으로 일을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장기 경력목표가 명확하다는 점이다. 노동시장에서 무엇을 무기로 일을 해야 할지가 구체적이다.

현재 두 사례 주인공은 현장을 뛰고 있다. 퇴직 이후, 10년 이상 장기간 일할 수 있는 비결은 퇴직이라는 단어 앞에서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경력을 차분히 분석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장년 노동시장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에 관하여 구체화하였다.
이들의 성공적인 경력관리의 비결은 무엇보다 과거의 향수를 과감하게 잊고 눈높이를 조정하였다. 이는 재취업 성공률을 높여준다.
당신이 10년 후에도 장기간 일을 하고 싶다면, 지금 자신의 경력을 새롭게 정의하는 것이 경력관리의 출발점이다.

*장욱희 박사는 현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성균관대학교 산학협력단 교수와 숭실대학교 경영학부 조교수를 역임했으며, (주)커리어 파트너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방송 관련 활동도 활발하다. KBS, 한경 TV, EBS, SBS, OtvN 및 MBC, TBS 라디오 등 다수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고용 분야, 중장년 재취업 및 창업, 청년 취업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삼성SDI, 오리온전기, KT, KBS, 한국자산관리공사, 예금보험공사, 서울시설공단, 서울매트로 등 다양한 기업과 기관에서 전직지원컨설팅(Outplacement), 중장년 퇴직관리, 은퇴 설계 프로그램 개발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또한 대학생 취업 및 창업 교육,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정책연구를 수행하였으며 공공부문 면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나는 당당하게 다시 출근한다'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아웃플레이스먼트는 효과적인가?'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현재 인사혁신처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여가부 산하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비상임 이사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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