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버넌스포럼이 임원 성과급으로 자사주를 지급하겠다고 발표한 삼성전자(005930)에 대해 “그동안 지적되었던 주주, 이사회, 임직원 사이 얼라인먼트(일치) 부재를 해결하기 위한 의미있는 첫 단추”라고 평가했다.
이남우 한국거버넌스포럼 회장은 20일 논평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삼성전자는 선진국형 보상체제로 가는 첫 걸음마를 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달 17일 지난해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률을 발표하면서 임원에게 일부 금액은 주식으로 지급한다고 공지했다. 임원을 대상으로 성과급을 주식으로 지급하며 1년 뒤 주가가 내려갈 경우 자사주 지급량은 줄인다.
자사주 선택 비중은 △상무 50% 이상 △부사장 70% 이상 △사장 80% 이상 △대표이사 포함 등기임원 100% 등으로 직급별로 차이가 있다. 내년부터는 일반 직원에게도 본인이 원하면 주식보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주식보상제도 취지는 좋으나 아쉬운 점은 핵심 기술 인력 입장에서는 장기 인센티브라고 하기에는 주식 부여 절대 금액이 적고 조건도 붙어있다”며 “주가가 떨어지면 애초 약속한 주식 지급량 보다 감소한다는 내용도 수긍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긍정적 관점에서 사기 진작하고 우수직원 이탈 막으려는 실리콘밸리 주식보상정책과 많이 다르다”고 짚었다.
다만 삼성전자가 실리콘밸리에서 보편화된 주식보상제도 자체를 도입한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회장은 “주식보상제도 도입을 계기로 바닥에 떨어진 기술 인력 사기를 진작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경영의 근간으로 삼길 바란다”며 “권위적인 삼성의 ‘관리문화’를 극복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이 변하면 대한민국 기업들이 따라온다”며 “뒤늦었지만 삼성전자도 애플, 엔비디아, 알파벳, 아마존 같이 개인이 노력하고 회사가 발전하면 장기 주가 상승을 통해 "나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주식문화(Equity culture)’가 자리잡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