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작정하고 왔다”…린가드, 눈물로 FC서울과 작별 “수호신 분노도 이해”

2025-12-10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정말 2년 동안 너무나 행복했기 때문에 오늘은 울 작정을 하고 왔습니다.”

제시 린가드가 10일 멜버른 시티와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흘린 눈물의 의미를 설명하며 꺼낸 말이었다. FC서울에서 보낸 2년이 너무 행복했기에, 이별의 순간엔 마음껏 울고 싶었다는 고백이었다.

린가드는 “정말 울고 싶었다. 이 좋은 곳에서 떠난다는 사실에 그래서 조금 눈물이 났던 것 같다”며 “이 구단에서 만났던 모든 스태프, 선수들, 코칭 스태프, 그리고 팬분들과 형성됐던 감정적인 부분들이 오늘 많이 올라왔다”고 말했다.

린가드는 자신을 “굉장히 감정적인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경기를 하다 보면 진짜 화가 나서 욕도 하고 심판들과 싸우기도 하면서 경고도 받았다”며 “축구장 안에서만 그런 감정적인 부분들이 나오는데, 무조건 이기고 싶어 하는 의지가 강해서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린가드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를 떠올리며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처음 와서 훈련장을 딱 봤는데 솔직히 좀 당황스러웠다. 영국과는 많이 다르구나라는 감정도 받았다”며 “하지만 여기로 오기로 결정한 이상 적응해야 한다는 생각을 바로 했고, 최대한 빨리 적응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린가드는 특히 서포터 수호신을 향한 감사와 이해를 표현했다. “이번 시즌 팬분들이 많이 화도 내시고 야유도 하셨는데,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서울이라는 팀에는 사이즈가 있고, 서울은 매번 이겨야 되는 팀이기 때문에 팬들 입장에서는 화가 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호신을 “K리그에서 최고의 팬”이라고 치켜세웠다. “홈 경기든 원정 경기든 심지어 제주까지 정말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하고 매 경기 찾아와 주셔서 응원해 주신다”며 “선수들한테도 항상 얘기했다. 우리는 축구 선수로서 팬들을 위해서 뛰어야 된다, 어떻게 해서라도 이겨야 된다고”라고 강조했다.

린가드는 홈 5연패 당시를 떠올리며 “스태프들도 선수들도 팬 여러분들도 정말 쉽지 않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언제든지 이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갈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며 “팬들 입장에서는 정말 쉽지 않았을 텐데도 너무나 멋지게 응원해 주셨다”고 감사를 표했다.

린가드는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며 “제 두 손 모아 수호신 그리고 서울을 응원해 주셨던 모든 팬들에게 너무나 감사드린다”며 “끝으로 정말 사랑한다는 말로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K리그 역사상 최고 네임밸류로 불린 린가드는 눈물과 감사로 2년간의 서울 생활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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