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는 남 일?···작년 석탄 사용량 ‘사상 최고치’, 산림은 800만ha 훼손

2025-10-23

석탄 발전 비중 줄었지만 전력 수요 자체 늘어

트럼프 “사기극” 주장 등 ‘부정적 요인’ 꼽혀

전 세계적인 청정에너지 전환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석탄 사용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디언은 22일(현지시간) 국제기후단체 체제전환연구소(Systems Change Lab) 등이 발표한 ‘2025년 기후 행동 현황(The State of Climate Action)’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재생에너지 사용이 확대됐음에도 전력 수요 자체가 늘면서 석탄 소비가 줄지 않으면서 지난해 석탄 사용량은 증가세를 이어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석탄 소비 비중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전력원으로 사용되는 석탄 비중은 2019년 37%, 2023년 35%에서 작년 34%로 하락하고 있다. 반면 태양광·풍력 비중은 같은 기간 13%에서 15%로 상승했다.

중국이 전력원으로 사용하는 석탄량은 전 세계 석탄 발전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인도는 세계 석탄 발전량의 14%를 차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국제사회가 목표로 정한 지구의 기온 상승 폭(섭씨 1.5도)을 유지하려면 탄소의 순 배출량을 ‘0’으로 맞춰야 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의 사용을 더 줄여야 한다는 뜻이다.

195개국은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COP21)을 통해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표면의 평균기온 상승 폭을 장기적으로 1.5도 이내로 유지하기로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세계자원연구소(WRI) 클레아 슈머 연구원은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는 방향은 맞지만 속도가 충분히 빠르지 않다”라며 “석탄 사용량이 계속 늘면 ‘1.5도’ 목표를 이룰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반 재생에너지 정책을 기후 위기를 심화할 수 있는 부정적 요인으로 언급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제해사기구(IMO)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추진하는 ‘넷제로(net zero) 프레임워크’ 찬성 국가들을 관세 등으로 보복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 변화는 전세계에 저질러진 최대의 사기극”이라며 각국 정상들을 향해 “이 ‘그린 사기’(green scam)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여러분의 나라는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재생에너지의 빠른 성장세는 좋은 소식이라며 특히 태양광을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에너지원”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030년까지 세계가 탄소 배출량을 목표한 수준으로 줄이려면 태양광·풍력 발전 증가 속도를 두배 이상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건물 난방, 철강 생산 등은 탄소 배출 개선 실적이 저조한 분야로 지목했다. 도로·운송 부문은 최근 전기차 사용이 늘면서 전기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산림·습지 등의 훼손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작년 회복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훼손된 산림은 800만ha에 달한다. 2021년 훼손 규모(780만ha)보다 더 늘어난 것이다.

세계 각국은 다음 달 브라질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파리협정 목표 달성을 위한 방안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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