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 3개에도 웃지 못한 김준호 “밀라노는 허락한다면…”

2025-02-10

그토록 그리던 메달 3개를 따냈다. 그러나 김준호(30·강원도청)는 웃지 못했다. 간절히 바라는 4번째 동계올림픽 출전이 무산될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김준호는 10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오벌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m 결선에서 35초03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가져갔다. 뒤이어 차민규(32·동두천시청), 조상혁(24·스포츠토토)과 함께 출전한 팀 스프린트 결선에선 1분20초48로 결승선을 통과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로써 김준호는 전날 따낸 남자 100m 동메달을 더해 이번 대회에서 모두 메달 3개를 수확했다. 생애 처음으로 나선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일궈낸 값진 성과다.

그러나 경기 후 만난 김준호에게선 밝은 미소를 찾기 어려웠다. 자신을 둘러싼 ‘환경적 요인’ 때문이었다. 1995년생인 김준호는 아직 병역의 의무를 해결하지 못했다. 남은 선수 생활을 안정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선 반드시 이번 대회 금메달이 필요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에는 군 면제 혜택이 주어진다.

김준호는 동계올림픽은 3차례(2014 소치, 2018 평창, 2022 베이징)나 나갔지만, 동계아시안게임은 하얼빈 대회가 처음이다. 2017년 삿포로 대회를 앞두고 진행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했고, 이후 동계아시안게임이 열리지 않으면서 혜택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선 500m 금메달 후보로 꼽혔지만, 마지막 구간에서 제 속도를 내지 못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500m 경기가 끝난 뒤 눈물을 흘린 김준호는 “그간 고생했던 기억이 스쳐지나가면서 울컥했다. 다음 경기가 있어 많이 울지는 않으려고 했는데 그래도 눈물이 났다”면서 “후련함과 아쉬움을 함께 느낀다. 병역의 의무와 관련해선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내년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은 일단 기회를 기다리겠다”고 했다.

아쉬움을 뒤로한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은 11일 마지막 레이스를 펼친다. 남녀 1000m와 팀 추월이 차례로 열린다. 기대를 모으는 경기는 남자 팀 추월이다. 통산 8개의 메달을 획득한 ‘빙속 맏형’ 이승훈(37·알펜시아)이 이날 입상하면 쇼트트랙 김동성(45·은퇴)을 넘어 한국 선수 동계아시안게임 최다 메달리스트가 된다. 4년 뒤 네옴시티 대회에는 출전이 쉽지 않은 만큼 새 역사를 쓸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다.

주말 사이 금메달 11개를 휩쓴 한국은 이날 금메달은 추가하지 못했다. 대신 설상에서 값진 메달을 수확했다. 강동훈(19·고림고 3학년)이 스노보드 남자 빅에어 결선에서 158.75점을 받아 동메달을 획득했다. 지난 8일에도 슬로프스타일 동메달을 따낸 강동훈은 하나의 큰 점프대에서 도약해 공중 기술을 선보이는 빅에어에서도 경쟁력을 보이면서 향후 기대감을 키웠다.

컬링 남자는 산뜻한 3연승을 달렸다. 예선 2차전에서 대만을 10-1로 크게 물리쳤다. 1엔드에서 무려 5점을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고, 2엔드 1실점 이후 계속해 득점을 추가해 대만의 백기를 받아냈다.

아이스하키 남자 경기에선 아쉬운 패배가 나왔다. 강호 카자흐스탄을 상대한 한국은 3피리어드 막판까지 1-1로 팽팽히 맞섰다. 그러나 경기 종료 1분여를 남기고 실점해 1-2로 졌다. 카자흐스탄은 이날 승리로 A조 1위(승점 15)를 유지했고, 한국은 2위(승점 11)로 예선을 마쳤다. 8강전은 11일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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