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상 슬픔도 잊었다…정동현, 알파인 스키 회전 은메달

2025-02-09

한국 알파인 스키 간판 정동현(37·하이원리조트)이 아버지를 여읜 슬픔을 딛고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남자 회전 종목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동현은 9일 중국 헤이룽장성 야부리 스키리조트에서 열린 대회 남자 회전 결선에서 1·2차 시기 합계 1분29초09로 레이스를 마쳤다. 일본의 고야마다카유키(1분28초12)에 0.79초 뒤져 은메달을 획득했다. 대한스키협회 관계자는 “정동현이 대회 직전 부친상을 당했다”며 “알파인 스키는 집중력과 심리적 안정이 중요하다. 큰 슬픔에도 은메달을 딴 정동현의 투혼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30대 후반의 정동현은 서구권 강세가 두드러진 알파인 스키에서 묵묵히 아시아 최강자 지위를 지켜왔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회전 종목에서 21위에 올랐는데, 1994 릴레함메르 대회 당시 허승욱과 나란히 이 종목 한국인 올림픽 최고 순위 타이기록 보유자다.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포디움에 오른 개인 통산 네 번째다. 2011 아스타나·알마티 대회에선 수퍼복합 금메달과 회전 동메달을, 2017 삿포로 대회에선 회전 금메달을 각각 따냈다. 디펜딩챔피언으로 8년 만에 다시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는 은메달을 추가했다. 한국 알파인 스키는 지난 8일 여자 회전의 김소희(29·서울시청)까지, 2개의 은메달을 따내며 이번 대회 일정을 마무리했다.

앞서 프리스타일 부문에서는 스노보드와 스키가 나란히 금메달을 합작했다. 스노보드 간판 이채운(19·수리고)은 지난 8일 스노보드 남자 슬로프스타일 결선에서 90점으로 우승했다. 함께 출전한 강동훈(19·고림고)이 74점으로 동메달을 추가했다. 이채운은 오는 13일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2관왕에 도전한다.

스키 남자 하프파이프에 출전한 이승훈(20·서울스키협회)도 같은 날 결선에서 95.70점을 받아 금메달을 신고했다. 동계아시안게임 스키 도전사를 통틀어 알파인(정동현)과 크로스컨트리(김마그너스)에서 우승한 적이 있지만, 프리스타일에서 금메달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한국 여자 컬링은 이날 하얼빈 핑팡 컬링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라운드로빈 2차전에서 일본에 6-4로 이겼다. 앞서 같은 날 오전 열린 대만전(11-0승)까지, 한국은 2연승을 달렸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는 하얼빈체육대학 학생빙상장에서 열린 예선라운드 B조 4차전에서 연장전 끝에 카자흐스탄에 0-1로 졌다. 3연승 뒤 첫 패배를 기록한 한국은 조 2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앞서 지난 8일 열린 컬링 믹스더블에 결승에서는 김경애(31·강릉시청)-성지훈(28·강원도청) 조가 일본의 고아나 도리-아오키 고 조에 6-7로 져 준우승했다. 김경애는 8년 전 삿포로 대회 여자부 은메달에 이어 대회 2연속 입상에 성공했다.

송지훈 기자, 하얼빈=고봉준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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