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자율주행 무인 택시인 로보택시 생산을 가속화하며 기술 고도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양산 첫해인 올해 50대 가까운 현대차 로보택시가 미국 도로 위를 달리며 서비스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2025년 1월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자율주행차 규제 완화를 예고하면서 로보택시를 비롯한 자율주행 기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들어 11월 말까지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5 기반 로보택시를 47대 생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24대를 시작으로 5월(3대)과 7월(13대), 8월(6대), 11월(1대)에 걸쳐 로보택시 생산량을 늘려왔다. 현대차의 아이오닉5 로보택시 양산은 올해가 처음이며 모든 물량은 지난해 11월 문을 연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소화하고 있다.
생산된 로보택시는 곧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승객들을 실어 나르는 데 활용된다.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자회사인 모셔널은 지난해 말 우버·리프트와 함께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로보택시 사업을 시작했다. 아이오닉5 로보택시는 미국 연방자동차안전기준(FMVSS) 인증을 받은 첫 미국자동차기술자협회(SAE) 레벨 4단계 자율주행차량으로 대부분 도로에서 운전자 개입 없이 스스로 주행할 수 있다. 로보택시 서비스로 쌓은 자율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술 완성도를 높여 서비스 지역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현대차를 포함한 완성차 업계의 발걸음은 분주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 교통부의 최우선 과제로 자율주행 규제 완화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로보택시 등 관련 사업이 혜택을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중국 정부가 자율주행 분야에 공을 들이는 상황에서 차기 미국 행정부가 중국을 앞서기 위해 전폭적인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는 10월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로보택시 ‘사이버캡’ 시제품을 공개하고 2026년 양산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일반 차량과 달리 운전대나 페달이 없는 차량으로 예상 가격은 3만 달러(약 4000만 원)다. 미국 최대 로보택시 서비스 기업인 웨이모는 2026년부터 마이애미로 서비스 지역을 넓힐 예정이다. 현대차는 웨이모와 함께 내년 말 최신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아이오닉5의 도로 주행 테스트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현주 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로보택시의 현주소 및 주요 극복 과제’ 보고서에서 “로보택시는 사용자가 증가할수록 추가 비용은 낮아지고 그 가치는 증가하는 네트워크 효과에 기반한다”며 “시장을 선점하고 점유율을 극대화하려는 주요 기업 간 경쟁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