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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피겨스케이팅이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차준환과 김채연이 남녀 싱글에서 각각 금메달을 따내며 빙상장에는 두 번의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이들과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경쟁을 펼친 김현겸(19·한광고)과 김서영(19·수리고)도 험난한 국제종합대회 데뷔전을 마무리했다.
8년 만에 열린 이번 동계아시안게임은 피겨 국가대표로 출전한 네 명의 선수에게 모두 첫 아시안게임이었다. 이들 중 비교적 시니어 국제대회 경험이 적은 김현겸과 김서영은 파란만장한 데뷔전을 치렀다. 만족할 만한 성적을 얻지는 못했지만 이번 대회는 두 신인 선수의 성장 과정에 굵은 나이테를 남겼다.
김현겸은 쇼트프로그램 경기 도중 발목을 다쳐 프리스케이팅에 기권했다. 그는 지난 11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아이스트레이닝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남자 싱글 쇼트 부문에서 기술점수(TES) 29.74점, 예술점수(PCS) 30.48점, 감점 2점 등으로 58.22점을 받아 16명 중 10위에 그쳤다. 점프 동작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두 차례 넘어지고 회전수를 충족하지 못해 감점을 크게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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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겸은 두 차례 넘어진 후 발목 통증을 호소했다. 그는 쇼트 경기 후 “아까 통증이 있었는데 지금은 괜찮다. 하루를 쉬고 프리스케이팅을 하기 때문에 상태를 봐야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현겸은 결국 이틀 뒤 열린 프리 무대에 서지 못했다. 아이싱 치료를 하며 부기를 가라앉히려 했으나 통증이 이어졌다. 김현겸은 아쉽게 아시안게임 데뷔전을 마무리해야 했다.
김서영은 이번 대회에서 종합 7위를 기록했다. 그는 12일 남자부와 같은 장소에서 열린 여자 싱글 쇼트에서 기술점수 26.16점, 예술점수 26.07점, 감점 1점 등으로 51.23점을 받았다. 점프 동작에서 큰 실수가 나왔다. “정신 차리고 프리스케이팅을 잘하겠다”라고 다짐한 그는 지난 13일 열린 프리 경기에서는 기술점수 52.32점, 예술점수 50.99점, 감점 4점을 받아 총점 99.31점을 기록했다. 세 차례 넘어져 감점이 컸다.
김서영은 프리 무대를 마친 뒤 후련한 듯 환하게 웃었다. 그는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넘어진 건 지나간 일이니까 제가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하려고 하면서 정신을 차렸다”라며 “준비 운동할 땐 안 풀렸던 게 전반부에 잘 풀려서 조금 후련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김서영은 “하얼빈에 와서 다른 건 다 괜찮았는데 긴장해서 잠이 너무 많이 왔다”라며 “한국과 시차가 한 시간밖에 안 나는데도 ‘시차 적응’을 하느라 힘들었다”라고 멋쩍게 웃었다. 그는 “앞으로 대회 경험을 많이 쌓아서 실전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