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중앙박물관이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사진을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했다가 비판 여론이 일자 하루 만에 삭제했다.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경 수사를 받고 있는 인물을 국가 기관이 공식 홍보 채널에 노출한 것이 적절했느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5일 문화계에 따르면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하이브와 함께 한국 문화유산과 K-컬처 확산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히며,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과 방 의장이 나란히 서서 웃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박물관 측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기업 하이브와 한국 전통문화유산, K-팝 협력을 통해 K-컬처의 세계적 확산에 기여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게시물에는 “국가기관이 피의자 홍보를 돕는 것이냐”, “언제부터 국가 기관이 기업의 홍보 창구가 됐나”, “국민을 우습게 보는 건가” 등 비판 댓글이 이어졌다. 방 의장이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피의자 신분이며, 출국금지 조처를 받은 사실이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방 의장은 2019년 하이브(당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 전 기존 주주들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이 없다고 알린 뒤, 자신과 관계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매각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하이브가 실제로 상장을 진행하면서 사모펀드로부터 매각 차익 일부를 받아 1900억 원대 부당 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방 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두 차례 소환 조사했으며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최근 출국금지 조처를 내렸다.
논란이 확산되자 국립중앙박물관은 게시물을 올린 지 하루 만인 2일 해당 사진을 삭제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협약 사실을 알리기 위한 게시물이었으나, 외부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삭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방 의장 측은 “하이브 상장 당시 관련 법규를 모두 준수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