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 선정/2024 올해의 변호사] 국제중재

중국 투자자 청구 전부 막아낸 ISDS 전문가

리걸타임즈가 Corporate and M&A, 인수금융, 핀테크, 인사노무, Litigation, 금융소송, 국제중재, 경영권 분쟁, 기업형사, 공정거래, 조세, 부동산, 에너지, IP, 스포츠 등 기업법무의 주요 분야에서 2024년을 빛낸 '2024 올해의 변호사(Lawyers of the Year)' 18명을 선정, 그들의 활약상과 성공 노하우를 조명합니다. 불확실성과 민감한 경기 변동에도 불구하고 딜을 성사시키고 분쟁을 해결해 기업의 법적 리스크를 해소한 기업 발전의 숨은 주역들입니다.

"국내법상 위법한 투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는 원칙을 다시 한 번 확인한 ISDS의 중요한 선례가 될 판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안 진행 후 첫 승소 사례

우재형 변호사는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을 묻는 질문에 지난 5월 한국 정부가 전부 승소한, 조선족 출신의 중국인 투자자 민 모씨가 제기한 ISDS 즉, 투자자중재 사건을 망설이지 않고 꼽았다. 최초 청구액이 약 2조원에 이르고, 최종 청구액이 약 2,641억원인 이 사건에서 민씨는 한국 국내 은행의 위법한 담보권 실행 및 법원의 위법한 민사재판과 수사기관의 위법한 수사절차로 인해 자신의 투자가 침해되었다고 주장했으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중재판정부는 민씨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판정을 내렸고, 이 사건은 한국 정부가 본안심리 절차까지 진행한 후 처음으로 전부 승소한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남아 있다.

"ISDS를 제기하려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는 투자가 한-중 BIT상 보호되는 투자에 해당하여야 하는데, 저희는 대출과정에서의 위법행위 등이 문제되어 민씨가 한국 법원에서 형사재판을 받고 유죄판결이 확정된 점에 주목했어요."

한국 정부를 대리한 법무법인 율촌 대리인단의 한 명으로 주도적인 변론에 나섰던 우 변호사는 "민씨의 투자는 대한민국 법령에 따라 사용한 자산이 아니기 때문에 보호될 수 없다"는 주장을 집중적으로 제기했고, 중재판정부가 민씨의 투자는 한-중 BIT상 보호되는 투자가 아니라는 우 변호사팀의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약 4년에 걸친 치열한 공방 끝에 완벽한 승리를 거둔 것이다. 중재판정부는 민씨에게 변호사 보수를 포함한 중재비용 약 50억원과 이에 대한 이자도 한국 정부에 지급하라고 판정했다.

중재비용 50억원도 지급하라

중국인 투자자의 ISDS 청구를 전부 막아낸 우 변호사는 두 달쯤 후인 지난 7월 싱가포르로 날아갔다. 2024년 4월 한국 정부에 약 3,200만 달러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 메이슨 ISDS 판정과 관련, 한국 정부를 대리해 중재지인 싱가포르 법원에 중재판정 취소소송을 제기하고, 대리인단의 한 명으로 취소소송 절차에서 한국 정부를 대리하고 있다. 우 변호사는 "메이슨 ISDS 취소소송에서도 관할 문제를 다투고 있다"며 한미 FTA상 정부가 '채택하거나 유지한 조치'는 공식적인 국가의 행위를 전제로 하는 점, FTA상 정부의 조치는 투자자와 '법적으로 유의미한 관련성'이 있어야 하는 점 등이 주요 쟁점들이라고 소개했다.

ISDS 사건을 가장 많이 다루는 국제중재 변호사 중 한 명인 우재형 변호사가 ISDS 사건을 접한 것은 법무부 국제법무과에서 공익법무관으로 근무할 때인 2010년부터라고 한다. 우 변호사는 당시 ISDS 제도와 사례에 관하여 연구하고, 지방자치단체와 경제자유구역청 등을 상대로 ISDS 대응방안에 관하여 강연하는 등 ISDS에 대한 본격적인 경험을 쌓았다. 이후 한국이 피청구국이 되거나 한국 기업이 외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하는 ISDS 사건이 늘어나며 오랫동안 축적되어 온 그의 경험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

「ISDS 체크리스트」 집필

우 변호사는 법무부가 ISDS에 대한 이해도 제고와 예방을 위해 진행하는 사업에 올 상반기부터 참여하여 지난 11월 율촌의 변호사들과 함께 「국제투자분쟁 진단과 예방을 위한 ISDS 체크리스트」 책자를 탈고했다. 또 법무부 연구용역인 'ISDS 맥락에서의 경제 금융제재 및 국제분쟁 사례 연구'에 책임연구원으로 참여하여 12월 초 보고서를 제출했으며, 중앙행정기관, 공공기관, 공기업, 지자체 등을 대상으로 ISDS 예방 세미나도 진행하고 있다. ISDS의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으로서 ISDS 사건의 수행은 물론 연구와 교육, 홍보 전도사로 발품을 팔고 있다.

"ISDS는 이제 정부나 공공기관이 외국인 투자자와 계약을 체결하거나 외국인 투자자에 영향을 미치는 입법, 정책, 조치 등을 시행함에 있어 반드시 고려해야 할 핵심 요소가 되었어요. 반대로 기업들도 우리나라와 투자협정이 체결되어 있는 투자유치국의 부당한 조치로 손해를 입게 되면 ISDS를 분쟁해결의 한 방안으로 적극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 변호사에 따르면, 2024년 7월 말 현재 우리나라를 상대로 모두 10건의 ISDS가 제기되어 이중 7건이 종결되었다. 또 우리 기업들은 12월 말 현재 총 8건의 ISDS를 제기한 것으로 공개되어 있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